티스토리 뷰
- 능지탑
경주 낭산(狼山)은 경주 오악(五岳) 가운데 중악(中岳)으로, 신라 사람들이 신성시했던 곳입니다. 이곳 낭산 자락에 능지탑(陵只塔)이 있습니다. 능지탑 겉모습은 구정동 방형분과 비슷하지만, 봉분이 없고 석탑 형식을 하였습니다.
능지탑의 기단부에 9기의 십이지상이 있습니다. 최근 황복사지 동쪽에 있는 폐왕릉의 호석(護石)을 비교・분석한 결과 능지탑의 십이지상 호석과 일치하였다고 합니다. 이것은 지금 능지탑의 십이지상이 폐왕릉에서 옮겨왔다는 것을 뜻합니다.
- 북쪽 소조불 파편
1969년~1979년 능지탑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동서남북 사방에 감실(龕室)과 그곳에 안치된 소조불을 발견하였습니다. 당시 조사단은 초창(初創) 때 네 면에 소조불을 봉안한 감실과 같은 목조 건물을 지었고, 2차 중창 때 십이지상을 갖춘 기단을 조성한 것으로 추정하였습니다.
그리고 바닥에 검게 탄 흔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근거로 문무왕의 화장터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삼국사기>에 문무왕이 죽은 후에 시신을 고문외정(庫門外庭)에서 화장했다고 합니다. 이곳이 과연 고문(庫門) 밖의 그 뜰일까요?
- 십이지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낭산, 도리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특별전에 능지탑의 십이지신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십이지상 실물 1점과 십이지상 입체 탁본 1점, 그리고 십이지상 사진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된 십이지상 실물은 허리 아랫부분만 남아 있습니다. 조각 솜씨는 조금 투박하지만 입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십이지상(원숭이) 입체 탁본
십이지상 입체 탁본입니다. 십이지상은 입체감이 있습니다.
- 십이지상(원숭이)
능지탑에 있는 실제 십이지상(원숭이)입니다.
- 십이지상(원숭이)
실제 십이지상(원숭이)은 입체 탁본보다 입체감이 조금 덜 한 듯합니다. 이유는 조명 상태의 차이 때문일 수 있습니다.
- 십이지상(돼지)
능지탑 십이지상은 고부조로 새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입체감이 있습니다.
- 십이지상(돼지)
십이지상의 입체감은 옆에서 보면 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십이지상(돼지)의 두 눈과 두 귀, 그리고 콧구멍과 이빨이 생동감 있게 표현되었습니다.
- 십이지상(쥐)
능지탑 십이지상 가운데 좀 유별난 십이지상이 하나 있습니다. 십이지상 쥐입니다.
다른 십이지상은 갑옷을 입었는데, 십이지상 쥐는 평복을 입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십이지상 쥐는 저부조로 새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십이지상 쥐의 호석 모양도 조금 더 길쭉합니다. 이런 점들을 볼 때 십이지상 쥐는 다른 십이지상과 출처가 다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십이지상 쥐는 어디에서 옮겨온 것일까요?
- 황복사지 금당지 십이지상(쥐)
황복사지의 십이지상 쥐입니다. 능지탑의 십이지상 쥐와 비교해 보시지요.
- 황복사지와 능지탑의 십이지상 비교(위 도표에서는 능지탑의 쥐상를 호랑이상으로 보고, 개상을 쥐상으로 봄)
능지탑의 십이지상 쥐는 황복사지 십이지상과 그 양식과 호석 크기에 있어 서로 일치합니다. 그래서 능지탑의 십이지상 쥐를 황복사지의 십이지상 가운데 하나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황복사지의 십이지상에 쥐상이 있습니다. 그러니 능지탑의 십이지상 쥐는 황복사지의 십이지상이 될 수 없는 노릇이지요. 하지만 능지탑의 십이지상 쥐가 쥐가 아닌 호랑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황복사지의 십이지상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지요. 사족(蛇足)이지만 능지탑의 십이지상 쥐를 호랑이로 보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문화유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수 돌산 방답진 선소 (0) | 2022.08.19 |
---|---|
경주 능지탑과 석불 (0) | 2022.07.26 |
부산 문화공감 수정(정란각) (0) | 2022.07.21 |
경주 황복사지 금당지의 십이지상과 신장상 (0) | 2022.07.20 |
밀양 수산 당말리공원의 당집과 당산나무 (0) | 2022.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