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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복사지(2014.1.1.)

 

경주 낭산(狼山)은 신라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겼던 산입니다. 이 산의 북동쪽에 황복사지(皇福寺址)가 있습니다.

 

황복사(皇福寺)는 진덕여왕 8년(654년)에 의상대사(625~702)가 출가한 곳으로 알려진 유서 깊은 절입니다. 절은 언젠가부터 없어졌고, 지금 절터에는 삼층석탑과 그리고 심하게 파손된 귀부와 당간지주가 남아 있습니다.

 

- 2017년 제2차 발굴조사 때의 십이지상(토끼)(사진 출처: 불교신문)

 

황복사지는 그동안 몇 차례 발굴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2017년 제2차 발굴조사 때 금당지(金堂址) 동측 기단에서 토끼, 뱀, 말, 양 4점의 십이지상이 확인되었습니다.

 

- 2018년 제3차 발굴조사 때의 십이지상(사진 출처: 매일신문)

 

2018년 제3차 발굴조사 때 금당지 북측 기단에서 소, 쥐, 돼지, 개 4점의 십이지상이 추가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십이지상들은 왕릉의 호석(護石)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폐왕릉 추정지(2010.4.18.)

 

황복사지 동쪽에 폐왕릉 추정지가 있습니다.

 

이 폐왕릉은 성덕왕의 둘째 아들이자 경덕왕의 형인 효성왕(孝成王, 742년에 사망)의 가릉(假陵)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효성왕은 그의 유언대로 법류사(法流寺) 남쪽에서 화장되었다고 합니다. 효성왕의 장례가 화장으로 치러짐으로써 효성왕의 가릉이 조성 중에 폐기되어 폐왕릉으로 남게 되었을 것이라는 추정입니다. 이런 추정 아래 황복사지 십이지상이 폐왕릉에서 옮겨온 것으로 추정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폐왕릉의 호석을 비교・분석한 결과 능지탑(陵只塔)의 십이지상과 같은 왕릉의 호석이라는 점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폐왕릉이 9세기 신라 하대 왕릉으로 추정된다는 것과 황복사지 십이지상은 또 다른 왕릉의 호석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황복사지 십이지상은 어느 왕릉의 호석일까요?

 

- 노세 우시조의 황복사지 발굴 조사 때 십이지상(뱀) 모습

 

황복사지 금당지의 십이지상은 일본인 노세 우시조(能勢丑三, 1889~1954)가 1928년에 이곳 절터를 발굴 조사할 때 그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었습니다. 그 후 십이지상은 다시 땅에 묻혔다가 최근 발굴 조사에서 다시 확인되었습니다.

 

- 노세 우시조의 황복사지 발굴 조사 때 십이지상(돼지)

 

1928년 노세 우시조의 황복사지 발굴 조사 때 사진입니다. 십이지상(돼지)은 머리 부분만 노출되어 있고, 나머지 부분은 땅속에 묻혀 있습니다.

 

노세 우시조는 1889년 8월 17일에 교토시(京都市)에서 태어났으며, 자산가인 아버지에게서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았습니다. 그는 1926년에 서봉총 발굴 현장을 찾은 스웨덴 황태자 구스타프 아돌프의 수행단 일원으로 경주를 방문한 이래 1931년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조선을 찾아 유적 견학과 (발굴) 조사, 그리고 문화재 복원을 벌였습니다.

 

- 십이지상(개)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낭산, 도리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특별전에 황복사지 금당지의 십이지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실물로 전시된 것은 하나뿐이고, 다른 십이지상은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 십이지상(개)

 

실물로 전시된 십이지상입니다. 개입니다. 파손되어 머리 부분만 남아 있습니다.

 

- 십이지상(쥐)

 

사진으로 전시된 십이지상입니다. 쥐입니다.

 

- 십이지상(소)

 

사진으로 전시된 십이지상입니다. 소입니다.

 

- 십이지상(토끼)(사진 출처: 다음블로그 道鬼들의 여행)

 

사진으로 전시된 십이지상입니다. 토끼입니다. 제가 찍은 사진이 많이 흔들려서 다른 분의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 십이지상(말)

 

사진으로 전시된 십이지상입니다. 말입니다.

 

- 십이지상(양)

 

사진으로 전시된 십이지상입니다. 양입니다.

 

- 십이지상(돼지)

 

사진으로 전시된 십이지상입니다. 돼지입니다.

 

신라 왕릉에서 십이지상은 보통 갑옷 차림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황복사지 금당지의 십이지상은 평복 차림을 하였습니다. 평복 차림의 십이지상이 있는 신라 왕릉으로는 헌덕왕릉과 김유신묘가 있습니다.

 

황복사지 금당지의 십이지신상은 신라 왕릉의 십이지상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고 세련되었습니다. 조성 시기는 김유신묘와 헌덕왕릉의 십이지상보다 앞선 시기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신장상

 

2017년 황복사지 제2차 발굴조사 때 출토된 신장상입니다. 이 신장상은 금당지의 기단 앞쪽에서 출토되었습니다.

 

- 신장상

 

신장상은 어깨, 팔, 다리에서 갑옷 형태가 확인됩니다. 부채꼴로 펼쳐진 사실적인 옷 주름과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생동감 있게 표현된 옷자락 등은 당장이라도 돌에서 걸어 나올 것처럼 사실적이고 입체적입니다.

 

그런데 신장상의 앉은 모습이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발끝이 바깥쪽을 향한 왼 다리의 안쪽에 예상치 못한 다리가 또 있습니다. 이 다리는 발끝이 앞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신장상의 오른 다리라면, 어떻게 신장상이 이런 자세를 취할 수 있나요? 이 다리는 누구의 다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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