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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방마을

 

거제도 북동쪽 해안에 지명이 예사롭지 않은 마을이 있습니다. 시방(矢方)마을입니다.

 

시방은 본래 살방이라 하였습니다. 이곳의 포구와 해변의 모양이 활처럼 휘어져 이수도(利水島)를 향하여 화살을 쏘는 형국이라 시방(矢方)이라 하였습니다.

 

- 방시만노석

 

마을 위쪽 큰 도로 위에 비석이 하나 있습니다. 방시만노석(防矢萬弩石)입니다.

 

시방 동쪽의 이수도를 학(鶴)섬이라고도 합니다. 조선 말에 학섬에서 시방의 화살을 피하고자 방시순석(防矢循石)을 세웠습니다. 이에 시방에서는 방시만노석(防矢萬弩石)을 세워 학섬을 노렸고, 다시 학섬에는 방시만노순석(防矢萬弩循石)을 세워 서로 대결하였습니다. 지금은 서로 충돌 없이 비석만 보존하고 있습니다.

 

* 방시(防矢): 화살을 쏨, 순(循): 방패, 만노(萬弩): 방패를 뚫는 쇠 화살

 

- 방시만노석

 

비의 앞면에 위쪽이 뾰족한 긴 직사각형의 얕은 홈이 있습니다. 그곳에  '방시만노석'(防矢萬弩石)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 방시만노석에서 바라본 시방마을과 이수도

 

위 사진에서 바로 아래에 보이는 마을이 시방마을이고, 그 너머 있는 섬이 이수도입니다. 그리고 가장 멀리 보이는 섬은 가덕도입니다.

 

비가 있는 곳에서 화살을 쏘면 학 모양의 섬인 이수도가 영락없이 맞게 되는 형국입니다.

 

- 마을 우물

 

비의 아래 큰 도로 옆에 우물이 있습니다. 예전에 마을 사람들이 물을 길어 쓰던 우물입니다.

 

- 마을 우물

 

지금은 집마다 수도가 보급되었으니 우물은 쓸모가 없어졌습니다. 그것을 우물물의 짙은 녹조가 말해줍니다.

 

- 당산나무

 

큰 도로에서 바닷가로 내려서면 푸조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마을의 당산나무입니다.

 

- 당산나무

 

수령은 약 350년이고, 높이는 17m, 둘레는 4.9m입니다.

 

- 당산나무

 

나무는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습니다.

 

- 당산나무

 

나무 밑동입니다. 켜켜이 쌓인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 당산나무

 

예전 시방 사람들은 당산나무에 해마다 당산제를 지내고, 소원을 빌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당산제를 지낼 때 설치하는 금줄이 보이지 않습니다.

 

시대가 변하면 사람들의 풍습도 변하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풍습이 변하여도 나무는 한결같이 시방마을과 함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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