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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회사 돌장승
우리 조상은 마을이나 절 입구에 장승을 세워 경계를 표시함과 동시에 잡귀의 출입을 막는 수호신으로서 이용하였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마을 어귀나 절 입구에 심심찮게 장승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장승이 많이 사라져 어쩌다 보일 뿐입니다.
나주 불회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절로, 덕룡산 골짜기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절 앞 약 300m쯤 되는 곳 길 양쪽으로 돌장승 한 쌍이 마주 보고 있습니다. 남녀로 구별되는 돌장승입니다. 이곳에 돌장승을 세운 것은 경내의 부정을 막기 위해서지요.
그런데 이 돌장승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돌장승 가운데 으뜸으로 꼽을 만큼 뛰어납니다. 그래서일까요? 사진으로 처음 본 후로 이 돌장승은 가장 보고 싶었던 돌장승이었습니다.
- 하원당장군
먼저 '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돌장승은 남장승입니다.
크기는 높이가 2.3m입니다. 턱수염이 목 아래에서 휘어 왼쪽 옆구리까지 내려오도록 길게 땋아 늘어뜨렸고, 왕방울 눈에 눈썹은 굵은 선으로 처리하였습니다. 커다란 코에는 고사리 모양의 선과 네 개의 코주름을 새겼습니다. 입 가장자리에 덧니 두 개가 뾰족하게 튀어나왔고, 귀는 턱밑까지 길게 늘어뜨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돌장승의 얼굴은 입체감이 살아있어 표정이 생생합니다. 돌을 다듬은 석공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주장군
하원당장군과 마주 보고 있는 돌장승은 여장승입니다. 이 돌장승에는 '주장군(周將軍)'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크기는 높이가 1.7m로, 남장승보다 작습니다. 자연석을 그대로 살린 민머리에 커다란 주먹코에 왕방울 같은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두덩은 둥글게 선각하였고, 거기에 눈썹 몇 개를 가는 선으로 파놓았습니다. 코 밑에는 주름인지 잔 수염인지를 표현하였고, 달관한 듯한 미소 띤 얼굴에 이빨이 여러 개 있습니다. 턱은 둥그스름하며, 턱밑에도 코 밑처럼 주름인지 잔 수염인지를 표현하였습니다.
- 주장군
여장승은 남장승보다 한결 부드럽고 온화해 보입니다. 마치 시골 할머니를 보고 있는 것처럼 친근감이 듭니다. 이처럼 무서워야 할 장승의 모습이 정작 무섭지 않고 오히려 미소를 머금게 하는 것은 무슨 조화일까요?
불회사 돌장승은 조각수법과 형태가 부근에 있는 운흥사 돌장승과 많이 닮았습니다. 따라서 이 돌장승도 운흥사 돌장승과 비슷한 시기인 숙종 45년(1719년) 무렵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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