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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산격동 연화 운룡장식 승탑
대구 시내는 가깝고도 먼 곳입니다. 그동안 수차례 대구 근교에는 다녀온 적이 있지만, 정작 대구 시내에
들어간 적은 손가락을 꼽을 만합니다. 여기에는 도로가 복잡할 것으로 지레짐작한 탓도 없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곳에 찾고 싶은 그 무엇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북대학교 박물관의 야외전시장인 월파원(月坡園)으로 발길을 향합니다. 그곳에는 다양한 석조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유물로 '대구 산격동 연화 운룡장식 승탑'이 있습니다. 부도의 이름 가운데 '산격동'이 붙은 것은
이곳이
산격동이기 때문입니다.
부도는 월파원의 가장 높은 곳에 있습니다. 형태는 사리를 넣어두는 몸돌을 중심으로, 아래로는
기단부를 두었고, 위로는 지붕돌과 상륜부를 두었습니다. 먼저 기단부 하대석은 4각형입니다. 여기에는 복련이 단정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반면에
상대석은 8각형입니다.
여기에는 하대석의 복련과 대칭되게 앙련이 새겨져 있습니다.
- 중대석
중대석은
둥그스름한 8각형입니다. 이 부도에서 가장 힘차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이곳에는 전 표면에 걸쳐
구름 속의 용이
새겨져 있는데, 모두 4마리입니다. 앞면에 좌우로 1마리씩이 있고, 뒷면에도 좌우로 1마리씩
있습니다. 뒷면의 용은 가운데에 불꽃에 싸인 보주를 두고 서로 다투고
있습니다.
앞면 가운데에 용처럼 보이는 것은 가끔 비희라고도 하는 상상의 동물입니다. 이 모습을 한 번 보시죠.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데,
얼마나 도드라져 있는지
지금 바로 앞으로 뛰쳐나갈 것만
같습니다.
- 대구 산격동 연화 운룡장식 승탑
몸돌은 8각형입니다. 앞면과
뒷면에는 문비장식이 새겨져 있고, 양 옆면에 사천왕상이 있습니다.
지붕돌은 몸돌과 같이 8각형입니다. 꼭대기에서 가파른 경사를
보이다가 밑에서는 넓게 퍼져 있습니다. 낙수면의 각 모서리 선은 뚜렷하고, 전각(轉角) 부분에서 살짝 들려 있습니다.
상륜부에는 연꽃이 새겨진 보륜형의 돌이 얹혀 있습니다.
- 문비장식
몸돌의 문비장식입니다.
앞면에서는 문비 안에 자물쇠 문양이 새겨져 있고, 뒷면에서는 문비 안에 앞면과는 다른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문양이 무엇을 나타낸 것인지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천상의 새인 가릉빈가의 날개일까요?
볼수록 아리송하기만
합니다.
- 사천왕상
문비장식의 양옆에는
사천왕상이 있습니다. 사천왕상은 악귀를 밟고 섰습니다. 사천왕상에 따라 손에 칼이나 삼지창 등을
들었습니다.
- 대구 산격동 연화 운룡장식 승탑
이 부도는 해방될 때 대구 동문동에 있었던 오쿠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라는 일본인의 집 정원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1957년에 경북대학교 박물관으로
옮겨졌습니다. 이런 신세의 부도들이 의례 그렇듯이 이 부도도 원래 있던 곳이 어딘지, 그리고 어느 스님의 부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부도의 형태는 여주 고달사터 부도와 많이 닮았습니다. 따라서 고달사터 부도와 어떤 식으로든 서로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조각수법은 여주 고달사터 부도보다 다소 뒤떨어집니다. 조성시기는 고려시대 초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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