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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봉 석조여래좌상
팔공산은 우리나라
약사신앙의 1번지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러한 팔공산 약사신앙을 대표하는 것이 '갓바위 부처님'입니다. 공식적인 이름은 관봉
석조여래좌상입니다.
이 부처님이 약사불인지는 논란이 있습니다. 하지만 약사불로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성스레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소문이 난 탓에 이 부처님을 찾는 사람들로 이곳은 언제나 시끌벅적합니다. 평소에도 그러한 데 입시철이 되면 더 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 관봉 석조여래좌상
갓바위 부처님은 높이가 4.15m, 좌대를 포함하면 5.6m에 이르는 근엄한 모습의
불상입니다.
소발의 머리에 큼직한 육계가 솟은 얼굴, 길게 치올린 눈꼬리, 반듯하게 솟은 코, 미소가 걷힌 입, 콧방울에서 양쪽 입
언저리로 여덟 팔자를 그리며 깊게 팬 주름, 두툼한 볼과 턱, 도드라지게 표현한 백호까지, 하나같이 엄한 아버지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러한 양상은 아래로도 이어져, 목은 굵고 짧으며, 어깨는 넓고 반듯하여 흔들림이 없습니다. 항마촉지인을 한 두 손은
투박하지만 장대한 체구에 어울리고, 결가부좌한 두 발은 조금 빈약해 보이지만 무릎 위로 펴져 있어 안정감이 있습니다.
- 관봉 석조여래좌상
불상의 머리 위에는 판석이 올려져 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갓을 쓴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갓바위 부처님'이라는 말도 생겨났을 것입니다. 그리고 관봉(冠峰)이란 봉우리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상이 처음 만들 때부터
판석이 올려져 있었던 것은 아닌 듯합니다. 고려시대 때 그랬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광배는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불상 뒤로
넉넉해 보이는 바위가 있어 굳이 따로 광배를 둘 필요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이 불상은 미소가 사라진 굳은 얼굴을 하고 있고, 부드러우면서도 긴장감이 넘치는 느낌도 줄었습니다.
이런 점을 놓고 보면 조성 시기는 신라 조각의 전성기를 지난 9세기로 짐작됩니다.
- 갓바위에서 내려다본 풍경
갓바위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온통 짙은 안개에 싸여 있습니다. 마치 지금의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갓바위로 갈 때 선본사 쪽으로 해서
올라갔습니다. 갓바위 부처님을 보고 난 후 다시 내려가려고 하는데, 다른 쪽 길로 올라오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문득 그쪽으로 내려가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 길로 내려갔습니다. 올라올 때와는 달리 매우 가파른 내리막길이 계속되었습니다. 아뿔싸! 내려와
보니 전혀 다른 곳이었습니다. 올라갔던 곳과는 반대쪽에 있는 관암사 쪽으로 내려왔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갓바위로 올라가는 길은 크게 2곳이 있습니다. 하나는 경산 와촌 쪽에서 가는 길, 즉 선본사 쪽으로 해서 올라가는 길이고, 또 하나는 대구 쪽에서 가는 길, 즉 관암사
쪽으로 해서 올라가는 길입니다. 갓바위를 중심으로 해서 선본사 쪽 길은 북쪽
길이고, 관암사 쪽 길은 남쪽 길입니다.
선본사 쪽에 차를
세워두었는데 엉뚱한 곳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래서 어쩌나 하고 난처해하고 있는데,
마침 지나가던 분이 이런 사정을 듣고서는 자신의 차로 선본사 입구 주차장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차로 한참을 가야 하는 먼 길인데도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런 걸 보면 세상이 각박하기만 한 것은 아닌 듯싶습니다. 다시 한번 그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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