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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은사터 쌍탑
새해 첫날 늦은
오후에 감은사터를 찾았습니다. 해는 천천히 서산 너머로 기울고 있습니다. 어둠이 내리기 전의 세상은 잠시 황금빛으로 물듭니다. 감은사터 쌍탑도
황금빛으로 물듭니다.
- 서탑
탑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웅장하면서도 둔하지 않은 그 자태도 여전합니다.
- 서탑
기단부
탑의 곳곳에는 지난 세월의 흔적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기단 면석 일부 벽면은 얇게 떨어져 나갔고, 기단 갑석도 군데군데 깨어졌습니다. 그동안 켜켜이 쌓인 연륜을 보는 것 같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얼굴에 깊게 파인 주름살 같습니다. 이것도 보기에 따라선 정겹고 아름답지 않나요?
- 동탑 탑신부
탑
아래에 서서 고개를 한껏 젖히고 올려다봅니다.
하늘을 향해 솟은
몸돌과 지붕돌이 만들어내는 선이 절묘합니다. 웅장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밑에서 올려다본 지붕돌의 처마선은 날렵하고, 찰주는 하늘에 구멍이라도 낼
듯 곧게 뻗었습니다. 크기에 따른 둔중함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 동탑
크면 둔하기
쉽고, 둔하지 않으면 가볍기 쉽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둔하지 않은 웅장함과 가볍지 않은 경쾌함을 이 탑은 두루 갖추었을까요?
이 탑을 두고 더 이러니저러니 말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입니다.
그렇네요.
보고, 그리고 느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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