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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간지주가 있는 보문들

주 진평왕릉 주위로 보문들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이미 추수를 끝낸 이곳 겨울 들판은 황량하기만 합니다.
그런 이곳에 부는 바람은 유난히 더 매섭습니다. 금방 볼이 얼어붙는 듯 얼얼해집니다. 아마도 사방이 트여 있어 바람이 부는 데도 거칠 것이 없어 그런 모양입니다.

이곳 들판에 땅에 반쯤 묻힌 당간지주가 하나 있습니다.

- 경주 보문동 연화문 당간지주

당간지주는 땅에 반쯤 묻힌 채 서 있습니다. 한낮의 햇살이 당간지주를 비춥니다.
당간지주 바깥면에 새겨진 연꽃이 환하게 빛납니다.

- 보문동 연화문 당간지주

당간지주의 아랫부분은 땅속에 묻혀 있습니다. 그래서 간공이나 당좌와 같은 아랫부분은 어떤지 알 수 없습니다. 아랫부분이 과연 제대로 남아 있을까요? 남아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 당간지주 안쪽

당간지주 위쪽의 안쪽에는 당간을 고정하는 데 쓰인 간구(竿溝)가 있습니다. 세로로
길게 홈이 파여 있습니다. 그리고 당간지주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가는 선이 둘려 있습니다. 그렇게 나름대로 조금 멋을 내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위쪽에서 조금 내려온 안쪽 면의 양 모서리를 살짝 깎아내어 가볍게 모를 죽였습니다. 가장자리를 따라 내려오던 직선이 이곳에서 살짝 옆으로
몸을 틀었습니다. 어쩌면 심심할 뻔한 이곳에 가볍게 한 번 변화를 주었습니다.

- 연꽃문양

당간지주 바깥면을 보는 순간 잠시 숨이 멎는 듯합니다.

한겨울날 이곳에
활짝 핀 연꽃이 있습니다. 이런 추위에도 핀 연꽃이라 더욱 아름답습니다. 연꽃에는 여덟 꽃잎과 함께 가운데에 자방(子房)까지 드러나 있습니다. 그 세세함에, 그 아름다움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연꽃에는 향(香), 정(淨), 유연(柔軟), 가애(可愛) 등 진여법계(眞如法界)의 4가지 덕이 있다고 했습니다. 어때요? 이 연꽃에서 향기가 느껴집니까? 깨끗함이 느껴집니까? 부드러움이 느껴집니까? 사랑스러움이 느껴집니까?

- 보문동 연화문 당간지주

이 당간지주는 처음부터 지금의 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곳은 보문사 금당터의 북쪽으로, 금당터와는 거리가 상당히 멉니다. 그리고 보문사터에는
금당터 서쪽 가까이에 또 다른 당간지주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래서 이 당간지주를 보문사가 아닌 다른 절의 당간지주로 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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