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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남산 약수골 마애불
약수골에 있는 절터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제5사지가 있습니다. 이곳의 암벽에 거대한 부처님이 있습니다.
바로 약수골 마애불입니다.
머리도 없이
몸체만 남은 부처님입니다. 이 마애불이 만들어진 시기는
통일신라시대 9세기경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산 전체가 장엄한 불국토를 이루었던 그 옛날
그때였습니다.
- 약수골
마애불
마애불은 어깨 아랫부분만 해도 그 높이가 8m가 넘어, 밑에서 바라보면 까마득히 올려다보입니다.
머리까지 포함하면 아마도 그 높이가 10m 이상 되었을 것입니다. 경주 남산에서 가장 큰 부처님으로,
건물 3층 높이에 해당합니다.
신체는 전면(全面)에 옷 주름만 보일 뿐 몸의
굴곡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오른손은 아래로 곧게 내렸고, 왼손은 가슴 위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두 손 모두 엄지와
중지를 가볍게 맞대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아름다워 황홀감을 느끼게 합니다.
법의는 통견입니다. 양쪽 어깨에서
드리운 겉옷은 옷자락을 아래로 곧게 내려뜨렸습니다. 양팔을 감싸고 드리워진 옷자락 사이로 비스듬히 새겨진 속옷이 드러나
있습니다.
- 마애불 옷섶에 핀 고사리
그런데 이 추운 겨울날에 무슨 조화일까요? 마애불 옷섶 사이로 가냘픈 생명이 자라고
있습니다. 바위틈을 비집고 고사리 한 포기가 자라고 있습니다. 그 고사리를 겨울 햇살이 말없이 쓰다듬고 있습니다.
- 마애불의 발
마애불 바로 앞에는 발 하나가 제자리를 벗어나 위로 향해 보며
놓여 있습니다. 발은 발톱이 새겨진 발끝만 남았습니다.
- 불두가 놓였던 부분
마애불이 새겨진 암벽 위쪽에는
불두가 놓였던 흔적들이 있습니다. 목 부분을 받쳤던 둥근 홈과 양쪽 귀 부분을 받쳤던 네모난 홈이 있습니다.
따로
불두를 만들어 이곳에 끼웠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불두를 끼웠던 타원형 홈의 지름이 65cm에 이릅니다. 상상이 되세요? 그 모습이 얼마나
대단했을지….
문득 철와골 불두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 약수골 마애불
마애불이 바라보는 쪽을 향해 바라봅니다. 맞은편 능선이
눈앞에 펼쳐져 보입니다.
저
너머의 무엇을 바라보며 마애불은 지금껏 섰을까요? 그리고 무슨 염원이 그토록 절실했기에 당시 사람들은
이처럼 높은 곳의 바위 면에 거대한 마애불을 힘들여 새겼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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