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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은사

제도 지세포 영주산(瀛州山) 기슭에 영은사(靈隱寺)라는 정갈한 절집이 있습니다.

이 절은 와현 고개 산속에 있는 지선암(知仙庵)에서 떨어져 나왔다고 하는데, 지금 이곳에 절이 세워진 것은 2001년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절의 역사는
얼마 되질 않았고, 밖으로도 별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절의 규모는 거제도에서는 손꼽을 정도라고 합니다.

영은사를 찾은 것은 이곳에 석조약사여래좌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 거제 외포리 석조약사여래좌상

이 석불은 영은사 약사전에 있으며, 거제 외포리 석조여래좌상이라 부릅니다.

높이가 72cm에 불과한 자그마한 이 석불은 배모양의 광배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법의는 우견편단이고, 수인은 항마촉지인을 하였습니다. 얼굴 부분은 심하게 마모되어 자세한 모습을 알 수 없고, 광배의 가장자리에 불꽃무늬와 덩굴무늬가 희미하게 남아 있습니다. 손바닥 위에 보주 같기도 하고 약합 같기도 한 물건이 올려져 있습니다. 이것으로 이 석불이 약사여래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성시기는 고려 말이나 조선 초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원래 이 석불은 거제지역에서는 유일한 노천석불(露天石佛)로,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소계마을 위쪽 논 언덕에 있었습니다.
이곳 경사면을 깎아 양측에 돌을 쌓고, 그 위에 1개의 큰 덮개돌을 얹어 앞쪽이 열린 석굴을 만든 다음, 그 내부에 모셨습니다. 당시 이 석불은 소계마을의 수호신이자 마을 사람의 기도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도난과 훼손의 우려가 있어 안전한 보존을 위해 2007년 8월 영은사로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 영은사에서 내려다본 지세포항

석불을 보기 위해 약사전에 가니 문이 꼭 닫혀 있었습니다. 문고리를 당겨보았으나 잘 열리지 않았습니다. 억지로 문을 열어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약사전 안이 마치 창고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요사채가 화재를 당하는 바람에 그곳 물건들을 임시로 이곳에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물건 더미 속에 갇힌 석불을 안타깝게 바라보았습니다.

약사전을 뒤로하고 절 마당으로 내려섰습니다. 그냥 돌아서기 아쉬워 그곳에 서서 저 멀리 발아래로 가물거리는 지세포항을 한동안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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