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표충사 대원암 불화

- 대원암

 

표충사 주차장 뒤편에 산내 암자 대원암(大願庵)이 있습니다. 대원암은 원통암(圓通庵)이라고도 합니다.

 

이 암자는 조선 후기인 숙종 40년(1714년)에 약봉(藥峰)이 창건하였습니다. 이후 철종 9년(1858년)에 비구니 찬인(讚仁)이 중건하였으며, 일제강점기인 1930년에 비구니 부성(富盛)이 거듭 중건하였습니다.

 

대원암은 지금도 비구니들의 수도 도량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사찰 건물은 대웅전과 칠성각 및 삼성각, 요사채 등이 있습니다.

 

- 필봉

 

대원암에서 마주 보이는 산은 필봉(筆峰)입니다. 산봉우리 생김새가 좀 유별납니다.

 

- 대웅전 내부

 

대웅전 내부입니다. 후불화로 근대에 그려진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가 있습니다.

 

- 신중도, 1933년

 

신중도(神衆圖)입니다.

 

신중도는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여러 등장인물이 빽빽이 그려져 있습니다. 불화이기는 하지만 부처를 그린 것도 보살을 그린 것도 아닙니다. 부처님의 정법을 수호하는 신(神)인 신중(神衆)을 그린 불화입니다.

 

신중(神衆)은 신도를 보호하고 재앙을 쫓아 주며 복을 내려 주는 존재입니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신중을 믿고 신중에 예배하였습니다. 불교의 근본 가르침은 스스로 깨달음을 얻는 것이지만, 사는 동안 행복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소박한 소망은 신중 신앙에서 의지할 곳을 찾았습니다.

 

- 조왕도, 1903년

 

조왕도(竈王圖)입니다.

 

조왕도는 부엌을 지키는 조왕신(竈王神)을 그린 그림입니다. 불교가 민간신앙을 받아들여 조왕신을 사찰 공양간에 모셔 온 것입니다. 조왕신은 민간에서는 자녀를 보호하고 부정을 없애는 신이며, 절에서는 인간의 잘잘못을 살펴 선악을 가리고 공양간을 지켜내는 역할을 합니다.

 

조왕도는 대개 조왕신을 가운데 두고 양옆에 '요리의 신' 조식취모(造食炊母)와 '땔감의 신' 담시역사(擔柴力士)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대원암 조왕도는 조왕신만 그려져 있습니다.

조왕신은 적색 단령(團領)을 입고 사모(紗帽)를 썼습니다. 왼손에는 파초를, 오른손에는 부채를 들었습니다. 인수의 술 2개가 족좌대 앞으로 드러나 있습니다. 화면 상단 좌우 가장자리에 세로로 구획된 적색 바탕에 묵서(墨書)로 적혀 있는 영찬란(影讚欄)이 있고, 다시 그 안쪽 좌우 화면에 수식 띠를 그려 놓았습니다.

 

화면 하단 가장자리에 적색 바탕에 묵서가 되어 있는 화기란(畵記欄)이 있습니다. 이 화기를 통하여 고종 40년(1903년)에 표충사 내원암에서 조성하여 표충사 대원암으로 옮겨 봉안한 유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칠성도, 1900년

 

삼성각(三聖閣)에 있는 칠성도(七星圖)입니다. 칠성도는 북극성과 북두칠성 등이 재앙을 물리치고 수명을 관장한다는 민간신앙이 반영된 불화입니다.

 

칠성도는 화면 상단 중앙에 조금 크게 묘사된 주존(主尊)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가 있고, 그 좌우에는 일광보살과 월광보살, 칠여래(七如來) 중 여섯 여래가 주존을 향하여 몸을 틀어 합장하고 있습니다. 그 후면에 일곱 여래 중 1위, 칠원성군(七元星君) 1위, 성군(星君) 2위가 합장하고 있거나 홀(笏)을 지닌 채 시립(侍立)하고 있습니다.

 

화면 하단의 중앙에 조금 크게 묘사된 자미대제(紫微大帝)를 중심으로 하여 좌우에 홀을 들어 예를 표하는 성군 2위와 칠원성군 6위가 좌우 대칭적으로 앉아 있습니다. 이 칠성도는 1900년 부산시 동래구 금정산 미륵암에서 화사(畵師) 경수(敬秀)에 의해 제작되어 표충사 대원암으로 옮겨 왔습니다.

 

(202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