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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 국사골 제4사지 삼층석탑

사골(國師谷)은 동남산에서 세 번째로 큰 골짜기로, 그 길이가 1.2km쯤 되는 비교적 긴 골짜기입니다. 이곳에는 여러 절터와 함께 고깔바위, 남산 부석, 상사암 등의 바위들이 있습니다. 국사골에 관한 기록은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제사(實際寺)의 스님 영여(迎如)는 그 씨족은 알 수 없으나, 덕과 행실이 모두 높았다. 경덕왕(景德王)은 맞이하여 공양하고자 사신을 보내어 그를 불렀다. 영여가 대궐에 가서 의식을 마치고 돌아가려고 하니, 왕은 사신을 보내어 절까지 전송하게 하였다. 영여는 절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숨어버려 있는 곳을 알 수 없었다. 사신이 돌아와
이 사실을 알리니, 왕이 그것을 이상하게 여겨 국사로 추봉(追封)하였다. 그 이후 다시는 세상에 나타나지 않으니, 지금에 이르러 그 절을 국사방(國師房)이라 칭한다. - 삼국유사(三國遺事) 권 제5(卷 第五) 제8 피은(避隐第八) 영여사(迎如師)

그런데 실제사는 포석정 주변에 있었다고 추정되고 있으므로, 국사방의 위치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국사골이라는 지명이 동남산 지역에만 남아 있으므로, <삼국유사>에 기록된 국사방이 있었던 곳이 지금의 국사골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 국사골 제4사지 삼층석탑

국사골에는 여러 절터가 남아 있습니다. 그 가운데 제4사지라고 불리는 곳에 탑이 하나 서 있습니다. 절터는 골짜기에서 제법 올라온 언덕바지에 있는데, 탑은 건물이 있던 곳 뒤쪽 언덕에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탑은 쓰러져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무너뜨렸던 것이었겠지요. 당시 지대석과 북서쪽 기단의 면석만이 원래 위치에 있었고, 나머지 부재는 주변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2002년 2월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석탑복원계획에 따라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하였습니다.

 

- 기단부

지대석 하부는 굵은 모래와 점토를 교대로 다지고, 중간마다 큰 돌을 채워넣어 기초를 마련하였습니다. 지대석 위쪽 가운데에는 2단의 각형 받침을 두어 기단부 면석을 받치게 하였습니다.

기단부는 단층기단으로 되어 있습니다. 모서리기둥이 새겨진 면석과 그 사이에 가운데기둥이 별개의 돌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기단부 면석 가운데 하나는 새로 만들어 넣었습니다. 기단 갑석은 4매로 되어 있고, 아랫면에 부연을 두었습니다. 갑석 윗면 가운데에는 별개의 돌로 된 2단의 각형 몸돌받침이 있는데, 복원 때 새로 만들어 넣은 부재입니다.

 

- 국사골 제4사지 삼층석탑

탑신부 몸돌에는 모서리기둥만 새겼을 뿐 다른 장식은 없습니다. 3층 몸돌 윗면에는 네모꼴 사리공이 있다고 하는데, 한 변이 14.5㎝, 깊이는 7.5㎝라고 합니다.

지붕돌에는 아랫면에 4단의 층급받침이 있고, 윗면에는 2단의 몸돌받침이 있습니다. 낙수면은 완만하고, 처마선은 끝에 가서 살짝 반전되었습니다. 전각 양 모서리 부분에는 풍탁을 달았던 흔적이 있습니다. 상륜부에는 노반이 올려져 있는데, 복원 때 새로 만들어 넣은 것입니다.


 

- 국사골 제4사지 삼층석탑

다른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탑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서 그 느낌이 많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자면, 절의 마당에 있는지, 절터에 외롭게 있는지, 아니면 박물관 뜰에 있는지, 어느 집 정원에 있는지에 따라 같은 탑이라도 탑에서 받는 느낌은 많은 차이가 납니다.

국사골 제4사지 삼층석탑을 보면 더욱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탑 자체야 그저 평범해 보이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탑 그 자체의 모습만을 보다가 눈을 돌려 주위의 풍경 속에서의 탑의 모습을 살펴보면 그 느낌은 확 달라집니다. 평범하게만 느껴졌던 탑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비록 세월은 많이 흘렀지만 이곳에 힘들여 탑을 세웠던 옛 신라사람들의 마음을 그 어떤 설명없이도 오롯이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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