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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합천 가남정과 느티나무

sky_lover_ 2023. 5. 29. 07:30

- 가남정과 느티나무

 

합천군 야로면 하림리에 가남정(伽南亭)이 있습니다. 가남정은 하림리 우거 마을과 빙연 마을 사이를 흐르는 가야천(伽倻川) 가에 있습니다.

 

- 가남정과 느티나무

 

가남정은 오래된 느티나무 한 그루와 함께 있습니다.

 

가남정(伽南亭)이란 이름은 이곳이 가야산 남쪽에 있어 가야산(伽倻山)의 '가(伽)'자와 남쪽 '남(南)'자를 따서 붙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 가남정

 

가남정 뒤쪽 모습입니다. 소나무 몇 그루가 가남정을 호위하듯 둘러싸고 있습니다.

 

가남정은 임진왜란 때 종군하여 공을 세운 서산정씨(瑞山鄭氏) 4형제를 추모하여 문중에서 지었습니다. 사우정(四友亭)이라고도 합니다. 서산정씨 4형제는 문암(文庵) 정인기(鄭仁耆, 1544~1617), 금월헌(琴月軒) 정인함(鄭仁函, 1546~1613), 우천(愚川) 정인휘(鄭仁徽, 1548~1606), 낙재(樂齋) 정인지(鄭仁止, 1550~?)를 말합니다.

 

서산정씨 4형제는 남명 조식의 제자로, 임진왜란 때 사촌 형인 의병대장 정인홍(鄭仁弘, 1536~1623)의 휘하에서 의병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후 4형제는 영조 14년(1738년)에 세덕사(世德祠)에 시조와 함께 배향되었습니다. 세덕사는 1862년에 운계서원(雲溪書院)으로 승격되었다가 조선 후기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폐지가 되었습니다. 

 

그 후 1919년에 4형제의 후손들이 이곳에 가남정을 세웠습니다.

 

- 열부비

 

가남정 뒤쪽에 열부비(烈婦碑)가 하나 있습니다. 서산정씨 가문에 시집온 의성김씨(義城金氏) 여인의 비로 보입니다.

 

- 가야천

 

가남정 앞으로 물 맑은 가야천(伽倻川)이 흐르고 있습니다. 가야천은 가야산에서 발원하여 홍류동을 거쳐 가남정을 지나 낙동강 쪽으로 흐릅니다.

 

- 가남정과 신도비

 

가남정 옆에 금월헌신도비(琴月幹神道碑)가 있습니다.

금월헌(禁月軒) 정인함(鄭仁涵)은 훈도였던 아버지 정건(鄭健)과 어머니 성주이씨 사이에 4형제 중 둘째로 명종 원년(1546년) 가야면 쇠촌리에서 태어났습니다. 형 정인기와 함께 남명 조식 선생의 제자가 되어 오건, 김우옹, 최영경 등과 더불어 소위 '남명 48가(家)'의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할 만큼 학문이 뛰어났습니다.

그는 형조좌랑, 병조정랑, 영덕현령을 역임하였습니다. 임진왜란 때 합천에서 의병을 일으켜 왜적 토벌에 힘썼고, 선조가 의주로 피난가자 어가를 호종하였습니다. 이에 그 충의를 가상히 여겨 호종공신 2등에 책록되었습니다. 그는 광해군이 즉위하여 정치가 문란해지고 정인홍과 갈등이 있어 벼슬을 버리고 향리인 합천에 은거하여 여생을 보냈습니다, 인조 때 이조판서에 추증되었습니다.

 

- 느티나무

 

가남정 앞에 노거수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이 느티나무는 서산정씨(瑞山鄭氏)의 11세손 금월헌 정인함이 손수 심었다고 합니다.

 

- 가남정

 

느티나무 너머로 가남정이 보입니다.

 

- 가남정

 

느티나무에서 바라본 가남정입니다.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습니다.

 

서산정씨(瑞山鄭氏)는 본관은 충청도 서산이지만, 본향은 중국 절강성입니다. 송나라가 망하자 고려로 망명하여 서산 간월도에 정착한 원외랑 정신보(鄭臣保)의 후예들입니다. 그의 맏아들 양렬공(襄烈公) 정인경(鄭仁卿, 1241~1305)이 고려에 많은 공을 세워 서산군(瑞山君)에 봉해짐으로써 서산이 본관이 되었습니다.

서산정씨 가문이 경상도에 뿌리를 내린 것은 고려가 망하자 당시 절의파가 그랬듯이 부성부원군 정윤홍(鄭允弘)이 김천 봉계로 내려와 은거하였고, 그 후 무안현감을 지낸 정성검(鄭成儉)이 합천에 옮겨 살면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합천과 김천에서 많은 인물이 배출되었는데, 대표적 인물이 영의정을 지낸 내암(來菴) 정인홍(鄭仁弘)입니다.

- 가남정

 

담장 너머로 바라본 가남정(伽南亭)입니다. 정면 4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집입니다. 건물 정면에 '가남정(伽南亭)'이라 쓴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 느티나무

 

가남정 앞의 느티나무입니다. 수령이 450년 넘은 나무로, 합천군 보호수입니다.

 

- 느티나무

 

느티나무는 우람합니다.

 

- 느티나무

 

늦봄의 느티나무는 풍성한 초록을 뽐내고 있습니다.

 

- 느티나무

 

아름드리 밑동은 나무의 무게감을 더합니다.

 

- 느티나무

 

가남정 앞 느티나무는 오늘도 가남정을 지키는 호위무사(護衛武士)역을 마다하지 않고 서 있습니다.

 

수령: 450년. 높이: 20m. 가슴높이 둘레: 5.6m.
소재지: 합천군 야로면 하림리 753.

 

(202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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