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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천 영암사터 쌍사자 석등
합천 영암사터
쌍사자 석등은 이곳의 영롱한 눈망울이자 아름다운
한 송이 꽃입니다. 이 석등이 있어 영암사터는 비로소 영암사터가
됩니다.
석등 자체는 높이가 2.31m로,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탑과 나란히 섰을 때 왜소해 보일 수 있습니다.
이것을 피하려고 지금처럼 석등을 탑보다 한 단 높은 곳에 위치시켰을 것입니다. 여기에다 석축을 내쌓기까지 하면서 석등을 강조하였습니다. 이 석등에 기울인 정성과 애정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도 그랬겠지만, 지금도 사랑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 석등을 보고 반하지
않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 영암사터 쌍사자
석등
석등은 두 마리의 사자를 배치한 간주석
부분을 빼면 통일신라시대 석등의 기본적 형태를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석등의 백미는 뭐라 해도 두 마리의 사자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높은 팔각형 하대석의 측면에는
면마다 사자로 보이는 웅크린 짐승이 한 마리씩 돋을새김 되어 있습니다. 그 위로는 여덟 잎의 복련(覆蓮)이 담담하게 새겨져 있고,
이에 호응하듯 상대석에 여덟 잎의 앙련(仰蓮)이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 영암사터 쌍사자 석등
간주석 부분에 팔각형 기둥이 있는 다른 석등과는 달리 이 석등에서는 두 마리의 사자상을 세웠습니다. 이들 사자상은 가슴을 맞대고 마주 서 있습니다.
머리를 위로 향한 채 뒷발은 하대석을 딛고, 앞발은 들어 상대석을 받들었습니다. 갈기와 꼬리, 몸의
근육 등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이들
사자상은 사자는 사자이되 귀여운 강아지처럼 느껴집니다. 팽팽한 긴장감이나 강인함 대신에 어딘지 모를 여유로움과 장난기가 넘쳐납니다. 당시 신라
사람들의 심성이 어땠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팔각형의 화사석에는 네 면에 긴 네모꼴의 화창(火窓)을 내었고, 창호를 달았던
듯 둘레에 작은 구멍들이 나 있습니다. 남은 네 면에는 사천왕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지붕돌 추녀 위에는 앙증스러운 귀꽃이 붙어 있습니다. 상륜부는 모두
없어졌습니다.
- 영암사터 쌍사자 석등
이처럼 예쁜 석등이, 그것도 폐사지에 있는 석등이 없어지지 않고 지금까지
이곳에 남아 있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고마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이곳 마을
사람들의 각별한 애정과 노력이 숨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인 1933년경 일본인들이 불법으로 이 석등을 가져가려 하였습니다.
그러자 당시 이곳 마을 사람들이 그것을 막았고, 또 이런 일이 반복되는 곳을 염려하여 이곳 면사무소에 옮겨다 보관하였습니다. 그 후 1959년에
이곳에 암자를 세우고 지금의 자리로 다시 옮겨 놓았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사자 뒷다리 가운데 한 곳이 손상을 입었습니다. 지금도 자세히
살펴보면 그때의 상처가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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