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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주사 석조불감(남쪽)
앞서 천불천탑의 절, 운주사를 간략하게 소개하였습니다. 이제 운주사에 있는 석불과 석탑에 대해 하나하나 살펴볼까요? 먼저 운주사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여러 석탑과 석불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는 석조 불감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불감(佛龕)이란 불상을 모시기 위해 만든 집이나 방을 뜻합니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이 석조 불감은 골짜기 중심부에 있습니다. 그 모양은 팔작지붕을 한 목조 건축물의 형식을 하고 있으며, 그 앞뒤로 석탑 1기씩이 서 있어 야외 불당(佛堂)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남쪽과 북쪽 석불
그러면 석조 불감 내부를 한번 들여다볼까요?
감실을 남북으로 크게 둘로 나누고, 이곳에 석불 2구를 등을 맞댄 형태로 모셨습니다. 이것은 운주사에 들어올 때와 나갈 때 모두 자연스럽게 석불을 배향할 수 있도록 한 배려라 할 수 있습니다.
남쪽 석불은 결가부좌의 자세로, 오른손은 배에 대고 왼손은 무릎 아래로 내리고 있습니다. 이곳의 다른 석불들과 마찬가지로 무표정한 얼굴과 입체감이 거의 없는 평면적인 신체 모습에서 다소 딱딱한 느낌이 듭니다. 옷 주름도 도식적으로 간략하게 표현하였습니다.
북쪽 석불 역시 남쪽 석불과 같은 양식입니다. 그런데 손의 자세에서 서로 다릅니다. 이 석불은 옷 속에 싸인 두 손을 가슴에 모아 지권인(智拳印)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 문기둥을 꽂았던 것으로 보이는 홈
감실 입구의 문설주에는 문기둥을 꽂았던 것으로 보이는 홈이 남아 있습니다. 아마도
원래 이곳에 돌문이 있어 예배를 볼 때마다 여닫았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 돌문이 없어진 데에 대해, 도선국사 마누라가 돌문 여닫는 소리가 시끄러워 그랬다고도 하고, 돌문을 여닫을 때 조정의 인재들이 죽어나가 세상이 시끄러워져서 그렇다고도 하는데, 아무튼 그 돌문을 치마에 싸서 영광 칠산 앞바다에 버렸다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 운주사 석조불감(북쪽)
석조 불감에 모셔진 이들 석불은 단순화되고 경직되어 있으며, 옷 주름 표현 또한 도식적입니다. 이러한 양식들은 고려시대의 지방화된 불상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적 감각에서 그다지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석조 불감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석조 불감에 모셔진 등을 맞댄 쌍배불상(雙背佛像)이 그 유례가 없는 특이한 형식이란 점이 크게 작용하였을 것입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도 운주사를 설명하면서 "또 석실이 있는데, 두 석불은 서로 등을 맞대고 앉아 있다.(又有石室二石佛相背以坐)"라고 하였습니다. 바로 이 석조 불감을 두고 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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