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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남산동 석조감실
돌로 만든 감실 하나가 동남산 기슭에 있는 화랑교육원 내에 있다는 사실은 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을 여러 차례 지나다녔습니다. 그런데도 아무 때라도 가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전 남산 철와골로 가는 길에 잠시 시간을 내어 찾았습니다. 미루어 두었던 숙제를 끝내는 기분으로 말입니다.
이 감실은 경주 남산동 석조감실(慶州南山洞石造龕室)로, 화랑교육원 운동장과 본관 건물 사이의 솔숲 속에 숨은 듯이 있습니다.
감실은 불상을 모셔두는 곳입니다. 그 크기는 높이가 2.5m로, 내부 공간은 바닥 길이가 1m, 높이 1.4m, 깊이 0.9m입니다. 동쪽을 향하고 있으며, 그리 다듬지 않은 장대석으로 지대석을 삼고, 그 위에 네모꼴 판석 4매를 결구하여 불상을 모셔두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 경주 남산동 석조감실
전체적인 형태는 받침돌 위로 양쪽 옆면과 뒷면을 높이 세운 뒤에 그 위로 덮개돌을 얹어 앞쪽을 트이게 하였습니다. 이곳에 사용된 판석은 안쪽은 다듬었으나 바깥쪽은 다듬지 않았습니다.
- 바닥의 받침돌에 새겨진 연꽃무늬
감실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불상이 놓였던 길쭉하고 둥근 대좌입니다. 감실 밖으로 튀어나온 대좌와 내부의 불상 받침돌은 한 돌입니다.
감실 밖으로 튀어나온 대좌를 자세히 보면, 희미하지만 앞면에 연꽃무늬가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보이십니까? 잘 모르겠다고요? 눈으로 보는 것보다 아무래도 손으로 직접 만져보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감실 내부 바닥에는 가로로 길게 넓은 홈이 패여 있습니다. 이것은 불상을 세우기 위해 그렇게 해놓은 것으로 짐작됩니다.
- 뒷면 모습
감실의 뒷면 모습입니다. 어찌 보면 북방식 고인돌과 비슷해 보입니다.
감실의 바깥면은 다듬지 않은 자연석 그대로입니다. 그러면 감실 내에 어떤 불상을 모셨을까요? 자세한 것은 알 수는 없지만, 그리 크지 않은 좌불을 모셨을 것입니다. 어쨌든 이곳에 모셨던 불상은 없어졌고, 지금은 초라하게 감실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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