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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울산 동축사와 관일대

sky_lover_ 2016. 11. 24. 09:43

- 울산 동축사


산 동구 남목(南牧)의 뒷산을 마골산(麻骨山)이라고 하는데, 이곳 남쪽 기슭에 신라시대 고찰인 동축사(東竺寺)가 있습니다. 이 절의 창건과 관련해서 <삼국유사(三國遺事)> 권3 탑상 4편 황룡사장육상조(皇龍寺丈六像條)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전합니다.

진흥왕 30년(569년) 황룡사를 완성하고 얼마 후 바다 남쪽에서 큰 배가 와서 하곡현(河曲縣)의 사포(沙浦: 지금의 울주 곡포(谷浦))에 닿았다. 이 배를 검사해 보니 공문(公文)이 있었는데 쓰기를, "서축(西竺)의 아육왕은 황철 5만 7천 근과 황금 3만 분을 모아 장차 석가삼존상을 주조하려 하였으나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배에 실어 바다에 띄우면서, 인연이 있는 국토에 도착하여 장육존상(丈六尊像)이 이루어지기를 축원한다."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또한 부처 하나와 보살상 둘의 모형도 함께 실려 있었다. 현(縣)의 관리가 문서를 갖추어 임금님께 보고하니, 왕은 사자를 시켜 그 현의 깨끗한 땅을 가려 동축사(東竺寺)를 창건하고 세 불상을 편안히 모시도록 했다.

위의 기록에 따르면 동축사가 신라 진흥왕 때 창건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 절의 내력은 자세히 전해지지 않지만 <한국사찰전서(韓國寺刹全書)>에 의하면, 경순왕 1년(927년)에 중창되었고, 고려 정종(靖宗) 때 옥인(玉仁)에 의해 3창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동축사가 진흥왕 때 창건되었다는 동축사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지금의 동축사는 원래 동축사의 부속암자로서 병자호란 때 동축사가 소실되면서 동축사의 명칭을 사용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습니다.


- 동축사 삼층석탑


절 대웅전 앞마당에 탑이 있습니다. 탑은 통일신라시대 석탑 양식을 따라 만들어졌는데, 상당한 세월의 무게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1977년에 탑 일부가 결실되어 볼품이 없다 하여 대웅전 앞에 있던 이 탑을 절의 한 모퉁이로 옮기고, 그 자리에 오층석탑을 새로 세운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05년에 탑을 다시 원래 자리로 되돌려놓으면서 기단부의 일부 부재를 보충하여 지금처럼 복원하였습니다.


- 동축사 삼층석탑


탑은 탑신부와 비교해서 기단부가 너무 커 보입니다. 그래서일까?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흐트러져 보입니다. 이것은 여러 차례에 걸쳐 탑을 보수한 것과 없어진 기단부를 새로 보충하면서 생긴 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 석가삼존불


대웅전 내에는 석가삼존불이 모셔져 있습니다.


- 석가여래좌상


본존불인 석가여래좌상은 돌로 만든 불상으로,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 목어


경내 범종루에 있는 목어입니다.


- 관일대


절 위쪽에는 바위들이 군데군데 맨살을 드러내고 있는 관일대(觀日臺)가 있습니다.


이곳은 동면 8경에 '섬암상풍(蟾巖霜楓)', 방어진 12경에 '섬암모운(蟾巖暮雲)'이라 했습니다. 예전에 이곳을 '섬암(蟾岩)' 즉 '두꺼비바위'라고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 경종 때 감목으로 이곳에 왔던 유하(柳下) 홍세태(洪世泰)는 '동대(東臺)'라는 이름으로 여러 편의 시를 남겼습니다. 영조 때 선비 정만양(鄭萬陽) 형제는 이곳을 '일관대(日觀臺)'라고 하였다고 하는데, 언제부터인지 '관일대(觀日臺)'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1902년의 <울산읍지>에는 '택미암(擇米巖)'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 관일대 바위의 명문


관일대 바위 면에 '부상효채(扶桑曉彩)'란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 글자는 '부상(扶桑)의 새벽빛'을 뜻합니다. 남목(南牧)을 다스렸던 감목관 원유영(元有永)이 썼는데, 정자체 글씨로 힘이 좋고 뚜렷합니다.


'부상(扶桑)'은 중국 신화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중국 요순임금 때 동방의 천제(天帝)인 제준(帝俊)과 그의 아내 희화(羲和) 사이에 10명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이 아들은 모두 태양으로, 동방의 바다 밖 흑치국 북방의 양곡(暘谷)에 살았습니다. 양곡의 바닷물은 10개의 태양이 목욕하였기 때문에 늘 부글부글 끓었고, 그 가운데 '부상(扶桑)'이라는 거대한 신목 한 그루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 나무는 높이와 둘레가 수천 길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 누운 소 모양의 바위


관일대에 묘하게 생긴 바위 하나가 있습니다. 그 형상이 마치 땅바닥에 누운 소가 궁둥이에 붙은 파리를 꼬리로 내쫓는 듯한 모습입니다.


- 관일대에서 바라본 울산 앞바다


관일대는 시야가 트여 있어 주위를 바라보기에 좋습니다. 이곳에서는 멀리 푸른 동해와 현대중공업의 일터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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