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장락동 칠층모전석탑

- 제천 장락사터

제천 장락사터는 제천시의 동쪽 원장락마을 남쪽에 있습니다.

절터는 가창산 줄기의 산 아래 평지에 있으며, 서쪽은 고암천에 맞닿아 있습니다. 고암천은 장락동을 남북 방향으로 관통해 지나는 하천으로, 절터 주변 하천가는 논밭을 이루고 있습니다. 절터에는 모전석탑 1기가 있고, 탑 바로 옆에는 1969년에 세워진 장락사가 있습니다. 이곳은 남한강의 상류지역으로, 고대 교통로인 죽령로와 연결되어 경상도-충청도-강원도를 거쳐가는 교통의 요충지입니다.

이곳 절터는 장락리(동)사지, 창락사(蒼樂寺)터 등으로 불리던 곳입니다. 그런데 발굴조사에서 '長'자명 기와 조각이 확인되어 <태종실록(太宗實錄)>에 기록된 장락사(長樂寺)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태종실록>에는 태종 7년(1407년)에 명찰을 대신할 자복사를 선정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 명단에 천태종 소속의 제천 장락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장락사는 조선시대 초기 이전부터 절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을 비롯하여 그 이후의 조선시대 문헌에서 절 이름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조선시대 중엽에 절의 사세가 약화되었거나 폐사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장락동 칠층모전석탑

장락동 칠층모전석탑은 남쪽을 향해 있습니다. 높이는 9m 조금 넘고, 1단의 지대석을 놓고 7층 탑신부를 쌓았으며, 상륜부는 노반만 남아 있습니다.

이 탑은 탑신과 지붕돌 일부가 무너져 북쪽으로 기우는 등 손상이 심해 1967년~1968년에 걸쳐 해체보수가 이루어졌습니다. 탑의 손상 원인으로는 한국전쟁 당시 포탄에 맞았기 때문이라고 하며, 일부 주민은 일본인이 보물을 훔치려고 하부를 파손시켜 탑신 일부가 무너졌다고도 합니다.

- 1층 탑신부

1층 탑신부는 네 귀퉁이에 화강석 기둥을 세우고, 그 안쪽에 석재를 쌓았습니다. 이처럼 1층 탑신석에 화강석 기둥을 세운 형태는 다른 모전석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우 특이한 양식입니다.

감실은 남쪽과 북쪽 면에만 있습니다. 화강석 장대석으로 문틀을 짠 후, 2매의 판석으로 좌우 문짝을 만들어 달았습니다. 문에는 문고리를 박았던 구멍이 나 있습니다.

- 1층 지붕돌

지붕돌은 전탑처럼 상·하단이 전부 층단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랫면의 층급받침은 6~9단 정도이고, 윗면의 층단은 7~9단 정도입니다. 1층에서 7층으로 올라갈수록 너비와 높이가 조금씩 줄어듭니다.

- 탑신부

탑신부는 암회색의 모전석재를 이용하여 축조되었습니다. 탑신부 각 면에는 곳곳에 회칠한 흔적이 있습니다. 이른바 '석심회피탑(石心灰皮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석심회피탑'이란 돌을 벽돌 모양으로 잘라 탑을 쌓고, 겉에 회(灰)를 바른 것을 말합니다.

1층을 제외한 나머지 탑신석의 높이가 지붕돌보다 낮고, 2층 탑신석부터는 높이가 1층 탑신석보다 1/3 수준으로 줄어들어 7층까지 거의 같은 높이로 되어 있습니다.

- 장락동 칠층모전석탑

탑의 조성 시기는 통일신라시대로 추정됩니다.

탑의 형태가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 및 안동 조탑리 오층전탑과 유사하고, 탑이 있는 곳이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 전탑들과 같이 강가 평지입니다. 그리고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탑 인근의 건물지 3개소와 담장이 탑과 남북 축선을 이루고 있고,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임이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탑도 이것들과 함께 세워졌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