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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성사 석탑

 

성사에서의 중심 영역은 수월관과 대웅전, 그리고 신검당과 요사채로 이루어진 곳입니다. 이들 건물에 의해 둘러싸인 마당은 네모꼴로, 그 크기가 그다지 넓지 않은 곳입니다.

이곳 마당에는 석등 하대석 하나와 노주석 둘, 그리고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석탑 하나가 서로 어울려 있습니다. 그 가운데 석탑은 고
려시대 말쯤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탑이지요. 절에서는 연화탑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이 탑은 이제껏 가졌던 탑에 대한 상식을 여지없이 무너뜨립니다.

 

- 기단부

먼저 여러 장의 돌로 짠 지대석 위에 이층 기단부가 놓여 있습니다.

하층기단 면석에는 모서리기둥과 1개의 가운데기둥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하대갑석 윗면에는 뚜렷한 경사면을 두었고, 가운데는 2단의 호각형 괴임을 두어 상층기단 면석을 받치고 있습니다. 상층기단에는
하층기단에서처럼 면석에 모서리기둥과 1개의 가운데기둥이 새겨져 있고, 상대갑석의 윗면은 약한 경사가 있지만 평면에 가깝습니다.

여기까지는 다른 탑과 크게 다를 게 없는 그런대로 평범한 모습입니다.

 

- 탑신부

문제는 탑신부입니다. 그 어떤 탑과도 닮지 않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디 한 번 살펴볼까요?

탑신부는 몸돌과 지붕돌이 각각 하나의 돌로 되어 있으며, 2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탑의 층수는 홀수를 이루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것보다도 더 이상한 것은 상대갑석과 1층 몸돌 사이에 있는 별석(別石)으로 된 괴임돌입니다. 이 괴임돌은 크기도 클 뿐만 아니라 그 모양 또한 특이합니다. 아랫면 네 모서리가 안쪽으로 길게 쏠려 있고,
윗면 가운데에 2단의 각형 받침이 있어, 마치 지붕돌을 거꾸로 엎어놓은 듯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 환성사 석탑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지붕돌도 제각각 입니다. 1층 지붕돌은 처마선이 직선이며, 아랫면의 층급받침이 2단으로 얕게 새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2층 지붕돌은 처마선이 곡선이며, 아랫면의 층급받침이 없습니다. 또한,
2층 몸돌의 크기도 1층 지붕돌과 맞지 않습니다. 2층 몸돌이 1층 지붕돌 윗면에 있는 몸돌 받침보다 조금 더 큽니다. 상륜부는 노반과 보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래의 모습 그대로인 듯합니다. 그리고 2층 지붕돌과도 잘 들어맞습니다

어쨌든 층마다 이처럼 지붕돌의 형태가 다른 예는 보기 드문 일이고, 거기에다가 1층 지붕돌과 2층 몸돌도 그 크기가 서로 맞지 않습니다. 과연 제 짝이 맞는 것일까요?

 

- 환성사 석탑

이 탑이 이처럼 혼란스러운 것은 탑의 층수도 층수려니와 각 층이 어울리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1층의 이질적인 요소들이 탑의 전체적인 질서와 통일성을 흩트리고 있습니다.

비록 탑의 모습이 이색적이기는 하지만, 과연 원래 모습대로인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래서 이런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어느 때엔가 탑 일부가 결실되어 다른 부재로 대체되면서 지금과 같은 모양으로 변형된 것은 아닐까요?

- 부도밭 곁에 있는 석탑 지붕돌

환성사를 나서면서 부도밭 곁에 놓인 석탑 지붕돌 3개를 보았습니다. 모두 심하게 깨어진 채 거꾸로 놓여 있습니다. 층급받침이 4단으로, 일반적인 지붕돌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문득 이 지붕돌을 환성사 석탑 탑신부에 대신 올려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훨씬 더 그럴 듯해 보이지 않을까요? 그러다가 이제껏 환성사 석탑에 품었던 의문들을 풀어줄 열쇠가
바로 이 지붕돌이 아닐까 하는 상상까지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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