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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룡사터 석부재

주 황룡사터를 거닐다가 우연히 석부재 하나를 만났습니다.

이 석재는 거의 정육면체로, 한 면만 곱게 다듬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곱게 다듬은 면에는 가운데기둥으로 보이는 조각이 하나 새겨져 있습니다.
이 석재는 어디에 쓰였던 것일까요? 혹시 석탑 기단 면석의 일부는 아닐까요? 그렇다면 이곳에 석탑이 있었다는 말인가요?

- '중화삼년'명 사리기, 통일신라시대 883년

경주박물관에 '중화삼년(仲和三年)'명 사리기라는 특이한 형태의 사리기가 있습니다. 이 사리기는 헌강왕 9년(883년)에 석탑을 중수할 때 탑 안에 봉안했던 것입니다. 형태가 위쪽에 뚜껑을 닫는 통 모양을 하였습니다. 아마도 작은 경전 같은 것을 넣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사리기는 1966년에 도굴된 황룡사터 목탑지의 사리장치를 회수할 때 함께 있었다고 전합니다. 그러면 황룡사 목탑의 사리기일까요? 사리기 표면에 새겨진 명문에 따르면, 황룡사 목탑의 사리기로는 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탑의 사리기일까요? 명문 가운데 김유신을 위해 석탑을 조성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 내용으로 보아, 명문에 언급된 석탑의 사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이 사리기가 앞서 언급한 석부재와 어떤 연관이 있지는 않을까요? 이런 생각이 지나친 상상일까요?

사리기
명문의 전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夫以追攀聖迹, 行人妙趣, 興揚靈塔, 明王
通範也. 昔有裕神角干, 成出生之業, 爲
□國之寶, 敬造此大石塔.
仲和三年, 更復
□□, 時有普門寺玄如大德, 依无垢淨
光經, 造小塔七十七軀, 寫眞言七十七本, 安處
大塔. 願言表示. 家家有妙寶, 人人得靈
珠, 六道含識, 四生稟氣, 因此勝業, 共證菩
提. 仲和三年 癸卯 二月 日 修□.


무릇 부처님의 거룩한 자취를 높이고, 스님이 행한 오묘한 뜻을 영탑(靈塔)을 세워 크게 드러내는 일은 명왕(明王)이 하신 공통된 법도이다. 옛날에 유신(裕神) 각간이 큰 업적을 이뤄 나라의 보배가 되었으므로, 이곳에 큰 석탑을 조성하였다. 중화 3년(883년)에 다시 복구하면서, 보문사 현여(玄余) 스님이 무구정광경에 의해 소탑 77구를 조성하고, 진언(眞言) 77본을 정사(淨寫)하여 큰 탑에 봉안하였다. 그리고 원하신 말씀을 적어두었다. 가정마다 기묘한 보물이 있고, 사람마다 신령스러운 구슬을 얻고, 육도의 성(誠)을 지니고, 사생(四生)의 기를 받아서, 이러한 승업(勝業)으로 인하여 모두 깨달음을 정함이라. 중화 3년 계묘 2월 중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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