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구고사 석탑재

- 함안 구고사 석탑재

함안 구고사(九皐寺)는 천주산과 작대산 사이에 있는 깊은 골짜기인 절골에 있습니다. 대웅전, 종각, 요사채로 이루어진 작은 절로, 산의 7부 능선쯤 되는 높은 곳에 있습니다.

지금의 절은 근래에 다시 지어졌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예전부터 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사실을 말해주듯 절의 한쪽에 고려시대 것으로 보이는 석탑이 있습니다. 탑은 작습니다. 기단부 위에 깨어진 지붕돌과 몸돌을 대충 쌓아 올려놓았습니다.

- 구고사 석탑재

기단부는 기단 면석과 갑석이 하나의 돌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면석에는 모서리기둥과 가운데기둥이 있고, 갑석에는 부연도 있습니다.

- 탑신부

탑신부 1층 몸돌은 없어져 그냥 바윗돌로 대신했고, 지붕돌은 1층과 2층만 남았습니다. 2층 몸돌은 제 것으로 보이나 파손이 심해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2층 지붕돌과 3층 몸돌은 하나의 돌로 되어 있습니다.

얼핏 보면 이 탑은 그다지 눈을 끌 만한 게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1층 지붕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뭔가 색다른 점이 있습니다. 지붕돌의 아랫면을 한 번 보시죠. 무엇이 보이나요?

그렇습니다. 지붕돌의 층급받침 대신에 연꽃무늬가 있습니다. 그리고 2층 지붕돌의 아랫면에도 있습니다. 이처럼 석탑 지붕돌 아랫면에 연꽃무늬가 새겨진 예는 손꼽을 만큼 드뭅니다. 그 예로는 경주 망월사 삼층석탑, 정선 용탄리사지 석탑, 예천 덕봉사지 석탑재, 그리고 실상사 백장암 삼층석탑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구고사 석탑재에 이런 뜻밖의 모습이 있습니다. 그것을 바라보며 혼자 즐거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