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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명리 삼층석탑
앞으로는 제내천이 흐르고, 뒤로는 용림산(龍林山)이 우뚝 솟아 있는, 경주 건천
용명리(龍明里)에 단정한 석탑 하나가 있습니다. 용명리 삼층석탑이 그것입니다.
절은 이미 오래전에 없어져 그 이름조차 알 수 없고, 절터에는 마을이
들어섰습니다. 탑은 마을
가까운 논밭 가운데에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마을 사람들의 눈길과 손길이 와 닿을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다정한
이웃처럼 벗처럼 그렇게 스스럼없이 서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빈 절터의
다른 탑들처럼
쓸쓸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 용명리 삼층석탑
탑은 천 년이 훨씬 넘는 긴 세월 동안 이 자리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비록 군데군데 조금씩
깨어진 부분이 있으나, 지금도 비교적 온전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크기는 결코 작다고는 할 수 없고, 생김새는 단순하지만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반듯함 그 자체입니다. 묵묵히 통일신라시대 석탑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 기단부
탑은 2층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올렸습니다.
기단에는 면석마다 모서리기둥과 2개의 가운데기둥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갑석 윗면 받침의 모양을
보면, 하대갑석에선 2단 호각형이지만, 상대갑석에선 2단 각형입니다. 이처럼 살짝 변화를 준 것은 단조로움을 피하려 한 것이겠지만, 탑 자체가
좀 더 부드럽고 안정감 있게 보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 탑신부
탑신부의 몸돌과 지붕돌은 각각 한 개씩의 돌로 되어 있습니다.
몸돌에는 면마다
모서리기둥이 새겨져 있을 뿐 다른 장식은 없습니다. 지붕돌 낙수면의 곡선은 날렵하며, 네 귀퉁이에서 가볍게 위로 들려 있습니다. 지붕돌의
층급받침은 5단입니다. 그런데 이 층급받침이 얼마나 끼끗하고 단정한지 눈이 다 시릴
지경입니다.
- 용명리 삼층석탑
탑의 상륜부에는 노반만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노반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 없었습니다.
오래전에 노반이 자취를 감춰 1943년 탑을
해체 보수할 때도 그 행방을 알 수 없어 3층 지붕돌까지만 복원하였습니다. 그러다가 2005년 4월에 경주시 건천읍에 있는 건천초등학교 화단에
놓여 있던 노반이 이 탑의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노반을 지금처럼 복원시켜 놓을 수
있게 되어 좀 더 완전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 탑을 처음
보았을 때 느낌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후 다시 보아도 그 느낌에 변함이 없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이런 한결같은
느낌은 절대 쉽지 않은 데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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