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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거수

부산 정묘 배롱나무

sky_lover_ 2024. 11. 26. 06:25

- 현경문

 

부산 화지산(華池山) 자락에 동래 정씨(東萊鄭氏) 대종중 소유의 화지공원(華池公園)이 있습니다.

 

화지공원에 정묘사(鄭墓祠)가 있습니다. 정묘사는 동래 정씨 사당(祠堂)을 말합니다. 그곳으로 들어가려면 솟을삼문 현경문(顯景門)을 지나야 합니다.

 

- 정묘사로 가는 길

 

정묘사로 가는 길은 호젓한 숲길입니다.

 

- 정치화 청덕거사비

 

정묘사로 가는 도중 길옆에 비석이 하나 있습니다. 정치화 청덕거사비(鄭致和淸德去思碑)입니다. 이 비는 조선 후기 동래부사 정치화(鄭致和)를 기리기 위해 세운 비입니다.

 

비의 앞면에 '부사 정공치화 청덕거사비(府使鄭公致和淸德去思碑)'라는 비제(碑題)가 적혀 있습니다. 그 좌측에 '9세손 행부사(行府使) 정인학(鄭寅學)이 을미년(乙未年)에 세웠다'고 적혀 있습니다. 을미년은 1895년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정치화(鄭致和, 1609~1677)1635년부터 1642년까지 동래부사가 되어 당상관(堂上官: 조선왕조에 정3품 이상의 벼슬)에 오르기까지 주로 3사(三司: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을 합하여 부른 말)의 여러 청요직(淸要職)을 역임하였습니다.

 

- 추원사

 

정묘사 이름은 추원사(追遠祠)입니다. 추원사는 동래 정씨의 최대 재실입니다. 이곳에 동래 정씨의 1대에서 6대까지 14명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습니다.

 

동래 정씨(東萊鄭氏)는 본래 신라 6부촌의 진지촌장(珍支村長) 지백호(智伯虎)의 후손들입니다. <경신보(庚申譜)> 총록(總錄)에 따르면 신라 유리왕 9년(서기 32년)에 지백호 5세손인 동충(東沖)이 유리왕으로부터 정씨(鄭氏) 성(姓)을 하사받아 경주를 본관으로 하다가 뒤에 동래로 분적(分籍)되었다고 합니다.

 

동래 정씨의 시조 정회문(鄭繪文)은 동래군의 향직인 안일호장(安逸戶長: 70세가 되어 퇴직한 호장)이었으나 자세한 행적은 알 수는 없습니다. 후손들은 그를 시조로 하고, 고려 전기에 상서좌복야(尙書左僕射)를 지낸 정목(鄭穆)의 할아버지로 동래군 보윤호장(甫尹戶長)을 지낸 정지원(鄭之遠)을 1세로 하여, 본관을 동래로 하고 세계(世系)를 이어 오고 있습니다.

 

- 정묘에서 바라본 추원사

 

정지원의 아들 정문도(鄭文道)는 동래군 안일호장(安逸戶長)을 역임하였습니다. 정문도의 아들 정목(鄭穆)이 고려 과거에 합격하여 상서좌복야(尙書左僕射)에 오르고, 정목의 아들 정항(鄭沆)과 정항의 아들 정서(鄭敍) 대에 들어 가문의 명성이 높아졌습니다. 정서(鄭敍)는 고려가요 <정과정곡(鄭瓜亭曲)>을 지은 사람입니다.

동래 정씨 가문에서는 매년 4회의 향사(享祀)를 지내고 있습니다. 한식에는 시조 정회문과 1세 정지원의 단소(壇所)와 2세 정문도 묘소에서 향사를 지내고, 동지에는 추원사에서 향사를 지냅니다.

 

- 정묘

 

정묘(鄭墓)는 동래 정씨 2세 정문도(鄭文道) 묘와 동래 정씨의 시조 묘역을 말합니다.

 

정묘는 천하의 명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풍수가들은 정문도의 묘가 천하의 명당에 자리 잡았기 때문에 동래 정씨 가문이 번창한 것이라고 합니다.

 

- 정문도 묘비

 

정묘 한쪽에 정문도 묘비가 있습니다.

 

이 묘비는 숙종 27년(1701년)에 21세손인 밀양 부사 정시선(鄭是先)이 마모된 비문을 새로 고쳐 세웠습니다.

 

- 정묘 배롱나무

 

정문도(鄭文道) 묘 앞쪽 양옆에 천연기념물 제168호로 지정된 노거수 배롱나무가 있습니다.

 

- 정묘 배롱나무

 

배롱나무는 백일홍나무라고도 합니다.

 

배롱나무꽃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10일이 지나면 지지만, 다른 꽃이 또 피고 해서 100일간 핍니다. 그렇게 100~200년이 되면 원래 나무는 죽고, 그 속에서 새로 어린나무가 올라와서 다시 100~200년을 이어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정묘 배롱나무는 수령이 약 800년 되었다고 합니다. 이 배롱나무는 정문도 묘를 조성할 당시에 심어 보호하여 온 것으로 전해오고 있습니다.

 

- 동쪽 배롱나무

 

동쪽 배롱나무는 배롱나무 네 그루가 모여 있는 모습입니다. 나무 높이는 7.2m, 가슴높이 둘레가 60~90cm입니다. 

 

- 서쪽 배롱나무

 

서쪽 배롱나무는 배롱나무 세 그루가 모여 자라고 있습니다. 나무 높이는 6.3m, 가슴높이 둘레가 50~90cm입니다.

 

- 정묘 배롱나무

 

정묘 배롱나무는 묘소 앞쪽 양옆에 한 그루씩 심었다고 합니다. 이 나무가 오래되어 원줄기는 죽고, 주변의 가지들이 별개의 나무처럼 살아남아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소재지: 부산시 부산진구 양정동 산 73-28.

 

(202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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