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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시칠리아 여행 6: 에리체

sky_lover_ 2024. 4. 26. 06:03

- 포르타 트라파니

 

시칠리아의 서쪽 끝, 트라파니 인근 해발 750여m 산(Mount Erice)의 정상에 자그마한 도시 에리체(Erice)가 있습니다. 이곳은 종종 안개로 뒤덮여 '비너스의 베일(il velo di Venere)'로 알려졌습니다.

 

에리체로 들어가는 문은 포르타 트라파니(Porta Trapani)입니다. 이 문은 도시가 요새화된 노르만 시대와 도시가 번성했던 14세기 사이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 에리체 대성당

 

에리체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대 그리스 때 이름은 에릭스(Eryx)입니다. 그리스 식민지는 아니었지만, 그리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기원전 264년에 로마와 카르타고 사이에 1차 포에니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이때 이곳은 카르타고에 의해 파괴되었습니다. 그 후 831년에 아랍 아흐리비드(Aghlabids) 왕조에 정복되어 지배받았고, 노르만이 시칠리아를 정복하면서 아랍의 지배에서 벗어났습니다.

 

노르만 왕조 때인 1167년부터 몬테 산 줄리아노(Monte San Giuliano)로 불리다가 1934에 에리체가 되었습니다.

 

- 에리체 대성당

 

에리체의 중심 건물은 정면 장미창이 아름다운 로마네스크 양식의 에리체 대성당입니다.

 

버터밀크색 돌과 카라라 대리석으로 건축된 에리체 대성당은 레알 두오모(Real Duomo) 또는 에리체 두오모(Duomo di Erice)라고도 합니다.

 

- 에리체 대성당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4세기 콘스탄티누스 황제 시대에 이곳에 처음 교회가 세워졌다고 합니다.

 

지금 성당은 시칠리아 봉기(1282~1314년) 때 에리체에 은신처를 마련한 시칠리아 왕 프레데릭 3세(Frederick III of Aragon)의 명령으로 1314년에 이곳 비너스 신전의 돌을 옮겨와 건축되었습니다.

 

성당 옆에 28m 높이의 탑이 있습니다. 토레 디 페데리코(Torre di Federico)입니다. 이 탑은 13세 말에 망루 위에 건축되었습니다. 탑에는 108개의 계단이 있습니다.

 

- 내부

 

성당 내로 들어서면 우윳빛 대리석으로 화려하게 치장된 내부 모습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 내부

 

숨을 잠시 고르고 중앙 제단 앞에 서면 엄숙함과 고결함이 느껴집니다.

 

- 골목길 바닥

 

에리체 대성당을 뒤로 하고 마을 골목길을 걷습니다.

 

골목길 바닥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듯 반들반들 윤이 납니다.

 

- 산 마르티노 교회

 

골목길 안에 산 마르티노 교회(Chiesa di San Martino)가 있습니다. 교회 정면 위쪽에 있는 작은 시계탑이 눈길을 끕니다. 이 교회는 에리체에서 가장 우아한 건물입니다.

 

이곳에 교회가 있었다는 기록은 1339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1682년에 피에트로 살레르노(Pietro Salerno)가 폐허가 된 교회 터에 지금의 교회를 세웠습니다.

 

- 산 지오반니 바티스타 교회

 

마을 뒤쪽으로 가면 절벽 위에 산 지오반니 바티스타 교회(Church of San Giovanni Battista)가 있습니다.

 

이 교회의 역사는 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그 후 건물은 많은 변화를 거쳤습니다. 오늘날 이곳은 예배 장소가 아닌 강당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 산 지오반니 바티스타 교회

 

산 지오반니 바티스타 교회 너머로 코파노산(Monte Cofano)과 티레니아해가 펼쳐져 있습니다.

 

- 코파노산과 티레니아해

 

이곳에서 바라보는 코파노산과 티레니아해는 숨이 막힐 듯 아름답습니다.

 

- 토레타 페폴리와 베네레 성

 

마을 동쪽 끝 절벽에 토레타 페폴리(Torretta Pepolli)가 있습니다. 이 건물은 에리체의 상징 중 하나로, 1872~1880년에 세워졌습니다.

 

- 베네레 성

 

토레타 페폴리 뒤 절벽 위에 베네레 성(Castello di Venere)이 있습니다.

 

베네레 성

 

베네레 성은 12~13세기에 노르만족에 의해 고대 비너스 신전 터에 세워졌습니다. 베네레 성은 '비너스의 성'이라는 뜻입니다. 중세에는 요새로 사용되었습니다.

 

코파노산과 티레니아해

 

에리체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성 라퓨타'를 떠올리게 합니다.

 

'천공의 성 라퓨타'의 모티브가 된 곳은 로마와 피렌체 중간에 있는 언덕 위 도시 치비타 디 바뇨레조(Civita di Bagnoregio)라고 합니다. 하지만 해발 750여m의 산꼭대기에 있는 에리체가 천공의 성이라는 이름에 더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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