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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창녕 부용정과 은행나무

sky_lover_ 2023. 11. 29. 06:51

- 달창저수지

 

경남 창녕군 성산면과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의 경계 지역에 꽤 큰 저수지가 있습니다.

 

4월이 되면 벚꽃으로 유명한 이 저수지는 달성군(達城郡)의 '달(達)'과 창녕군(昌寧郡)의 '창(昌)'을 합쳐서 '달창저수지(達昌貯水池)'라고 합니다.

 

- 부용정

 

달창저수지 옆 도롯가에 평소에도 아름답지만, 늦가을이 되면 더 아름다운 정자가 있습니다.

 

창녕군 성산면 냉천리에 있는 부용정(芙蓉亭)입니다.

 

- 부용정

 

부용정은 선조 13년(1580년)에 창녕 현감이었던 한강(寒岡) 정구(鄭逑)에 의해 학문을 가르치는 장소로 세워졌습니다.

 

이후 한강 정구의 문인인 부용당(芙蓉堂) 성안의(成安義)에게 넘겨져 유지되어 오다가 영조 3년(1727년)에 불에 타 없어졌습니다. 그로부터 53년 후인 정조 4년(1780년)에 중건되었으나, 한국전쟁으로 다시 소실되어 1955년에 복원되었습니다.

 

- 부용정

 

부용정은 정면 6칸 측면 2칸의 누마루가 딸린 팔작지붕 집입니다.

 

누마루 위에는 '풍욕루(風浴樓)'라고 쓴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풍욕(風浴)은 '바람으로 목욕한다'는 뜻입니다. 즉, 봄에 봄바람을 쐬는 것 같은 것이겠지요.

 

- 부용정

 

부용정 정면에 부용정(芙蓉亭), 광풍헌(光風軒), 제월료(霽月寮) 등 여러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광풍제월(光風霽月)'은 북송(北宋) 때 황정견(黃庭堅)이 주돈이(周敦頤)를 존경하여 쓴 글에서 유래합니다. 맑은 날 바람과 비 갠 뒤 달처럼 마음이 명쾌하고 집착이 없으며 시원하고 깨끗함을 표현한 말입니다.

 

- 현판

 

대청 앞에 걸려 있는 부용정(芙蓉亭) 현판입니다. 글씨가 마치 나뭇가지에 꽃이 핀 듯합니다.

 

- 석탑 몸돌

 

부용정 앞에 석탑 몸돌이 있습니다. 1층 몸돌로 보입니다. 인근 어느 절터에 있었던 것인지 궁금합니다.

 

- 부용정

 

부용정 옆에 비가 있습니다.

 

- 비

 

비는 부용당성선생교사비(芙蓉堂成先生敎思碑)입니다.

 

- 경현사

 

비석 옆 높은 돌계단 위에 경현사(景賢祠)가 있습니다. 이곳에 성안의(成安義) 초상화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성안의(成安義, 1561~1629)는 선조 24년(1591년) 식년 문과에 을과로 급제하였습니다. 이듬해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홍문관정자(弘文館正字)로서 고향인 창녕에서 의병을 모집하고, 충의위(忠義衛) 성천희(成天禧), 유학(幼學) 곽찬(郭趲) 등과 함께 거병하여 1,000여 명을 거느리고 곽재우(郭再祐) 휘하에서 활약하였습니다.

그 후 예조좌랑(禮曹佐郎)을 거쳐 1597년 사헌부지평(司憲府持平), 1598년 성균관사예(成均館司藝)에 이르렀습니다. 다시 영남조도사(嶺南調度使)가 되어 유성룡(柳成龍)으로부터 제세(濟世)의 재간이 있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 뒤 사친(事親: 어버이를 모심)을 이유로 1600년 영해부사(寧海府使)로 나아가 4년간 선정을 베풀었습니다.

- 성안의 초상화

 

부친의 병으로 창녕에 돌아간 후 부모상을 연이어 당하였고, 복상(服喪)을 마친 뒤 1607년 남원부사(南原府使)에 제수되었습니다. 광해군 4년(1612년)에는 광주목사(光州牧使)가 되었으나, 소송 처리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파직되었습니다. 이에 영천으로 돌아가 13년 동안을 한거(閑居)하면서 일사(逸士: 세상을 등지고 숨어 사는 선비)와 교유하였습니다.

인조반정(仁祖反正)으로 성균관사성(成均館司成)이 되었고, 다시 상의원(尙衣院), 봉상시(奉常寺)의 정(正)이 되었다가 이괄(李适)의 난 때 국왕을 공주로 호행(護行)하였습니다. 인조 2년(1624년)에 제주목사를 제수받고, 1628년 우부승지에 임명되었지만, 병을 핑계로 사양하였습니다.

사후에 이조판서(吏曹判書), 양관대제학(兩館大提學)으로 추증(追贈)되었고, 창녕의 연암서원(燕巖書院)과 물계서원(勿溪書院)에 제향 되었습니다.

 

- 연못

 

부용정 앞뜰에 네모난 형태의 연못이 있습니다.

 

'부용(芙蓉)'은 연꽃, 그것도 활짝 핀 연꽃을 가리키며, '부용정(芙蓉亭)'은 연꽃이 활짝 핀 정자를 말합니다. 지금 연못은 말랐고 활짝 핀 연꽃도 없지만, 이 연못으로 정자 이름을 부용정이라 하였나 봅니다.

 

- 부용정

 

지금 부용정은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었습니다.

 

- 은행나무

 

황금빛으로 물든 부용정... 노거수 은행나무가 베풀어 준 늦가을의 마지막 향연입니다.

 

- 은행나무

 

수령: 300년. 높이: 22m. 가슴높이 둘레: 1.2m.
소재지: 창녕군 성산면 냉천리 222.

 

(2023.11.26.)

 

사족) 성안의(成安義)의 아들 성이성(成以性)은 <춘향전>에 나오는 이몽룡의 실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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