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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천마을 느티나무
창원 진전면 평암리(平岩里)는 서북산(西北山), 여항산(艅航山), 인성산(仁星山) 산줄기가 감싸 안은 좁은 골짜기에 있습니다. 이곳은 오직 서쪽으로만 산과 산 사이로 조붓하게 열려 있는데, 그 사이로 물은 흘러 내려가고 바람은 거슬러 올라옵니다.
이 좁은 골짜기 안에서 그래도 제법 너른 곳이 있습니다. 미천(美川)과 상평(上平)입니다. 이곳 노거수를 찾아 미천과 상평으로 갑니다.
- 미천마을 느티나무
골짜기가 양쪽으로 갈라지는 곳에서 오르막길을 오르면 언덕바지에 미천 마을회관이 걸터앉아 있습니다. 그 뒤편에 노거수 느티나무 두 그루가 있습니다.
느티나무는 우람합니다. 두 느티나무 중 큰 느티나무는 수령이 약 250년, 높이는 약 18m, 가슴높이 둘레는 4m입니다.
- 상평마을
미천에서 북쪽으로 골짜기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맨 안쪽 마을인 상평이 있습니다.
- 상평마을 노거수
상평 마을 입구 길가에 느티나무로 보이는 노거수 한 그루가 있습니다.
- 상평마을
상평 마을 뒤로는 서북산(西北山, 738m)이 턱 하니 막고 있습니다. 이 서북산 일대 산자락은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습니다. 1950년 8월부터 9월까지 45일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한미연합군 1,000여 명과 북한군 4,000여 명이 전사하였고, 고지의 주인이 19번이나 뒤바뀌었다고 합니다. 그 현장에 평양 출신 소설가인 김사량(金史良)도 있었습니다.
1950년 9월 17일, 인민군 종군 기자로 서북산까지 온 김사량은 마산 창포만을 내려다보며 섣부른 승리감에 도취한 것인지, 이곳의 아름다움에 반한 것인지, '우리들은 바다를 보았다'라는 제목의 진중기사를 썼습니다. 그 뒤 그는 북쪽으로 퇴각하던 중에 실종되었으니, 이 글은 그가 세상에 남겨놓은 마지막 글입니다. 글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바다가 보인다. 거제도가 보인다. 바로 여기가 남해 바다이다. 진해만을 발아래로 굽어보며 마산을 지척에 둔 남쪽 하늘 한끝, 푸른 바닷가의 서북산 700m 고지에 지금 나는 우리 군대 동무들과 함께 있다. 바윗돌을 파내고 솔가지를 덮은 은폐호 속에서, 저 멀리 서남쪽으로는 통영 반도의 산줄기가 굼실굼실 내다보이며, 정면으로 활짝 트인 바다 한가운데 거제도가 보인다. 그리고 올숭달숭 물오리 떼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조그만 섬들은 안개 속을 가물거린다. 흐드러지게 아름다운 바다...
- 상평마을 노거수
이제 세월이 흘러 그때 꽃 피는 봄날의 처참했던 일들은 까마득히 잊혔습니다. 그때의 일들을 모두 보았을 마을 앞 노거수도 뒷짐을 진 채 무심하게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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