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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사리 술인방 팽나무
창원 진전면 고사리(姑寺里)는 진전천(鎭田川)의 상류부에 있습니다. 이곳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진전천의 침식 작용으로 형성된 골짜기를 따라 남북으로 길게 마을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곳 마을로는 대량(大良), 원산(元山), 거락(巨洛)이 있습니다.
이곳 대량(大良) 마을 뒤편 산골짜기에 고소사(姑蘇寺)라는 절이 있었다고 전합니다. 그리고 옛 지명으로 고소동(姑蘇洞)이 있었습니다. 지금 대량(大良)이 고소동(姑蘇洞)이 아니었나 추측됩니다.
- 고사리 술인방 팽나무
대량(大良)은 고사리의 북쪽 지역에 있습니다. 대량의 다른 이름은 술인방(述仁坊)입니다. 어떤 뜻으로 이런 지명이 붙여졌을까요? 술인방은 한자로 펼 '술'(述), 어질 '인'(仁), 동네 '방'(坊)이니, '인(仁)을 펴는 마을'이라는 뜻일까요?
이곳은 마을 뒤편으로 여항산(艅航山)이 있고, 마을 한복판으로 개울이 흘러갑니다. 마을로 들어오는 좁은 골짜기의 개울 양쪽에 손바닥만 논밭이 있습니다. 마을 입구 버스 정류소 서쪽에는 진전천이 범람하여 만든 제법 큰 들판이 있습니다.
진전천과 만나는 이곳 들판에 농부들이 새참을 먹거나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정자목 구실을 하는 노거수 한 그루가 있습니다. 술인방 팽나무입니다.
- 고사리 술인방 팽나무
팽나무가 있는 곳은 마을과 반대쪽으로, 진전천이 흐르는 곳입니다.
이곳 들판에는 차 한 대가 다닐 수 있는 농로가 있습니다. 팽나무는 이 농로 옆에 있습니다.
- 밑동
팽나무는 밑동에서 큰 줄기 두 개로 나뉘어서 자랐습니다. 마치 두 그루 나무가 마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고사리 술인방 팽나무
겨울철 노거수는 처연하게 아름답습니다.
햇살이 맑게 비추는 겨울날 오후...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나무는 양산을 곱게 펼쳐 든 여인의 모습으로 텅 빈 들판에 홀로 서 있습니다.
수령: 250년. 높이: 12m. 밑동 둘레: 5m.
소재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고사리 388번지
- 고사리 술인방 팽나무
겨울 나무를 보며 - 박재삼
스물 안팎 때는
먼 수풀이 온통 산발을 하고
어지럽게 흔들어
갈피를 못 잡은 그리움에 살았다.
숨가쁜 나무여 사랑이여.
이제 마흔 가까운
손등이 앙상한 때는
나무들도 전부
겨울 나무 그것이 되어
잎사귀들을 떨어내고 부끄럼 없이
시원하게 벗을 것을 벗어버렸다.
비로소 나는 탕에 들어앉아
그것들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기쁘게 다가오는 있는 것 같음을
부우연 노을 속 한 경치로써
조금씩 확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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