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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서울 경국사 목각탱

sky_lover_ 2022. 5. 20. 20:30

- 서울 경국사 목각탱

 

부산시립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기획전 <치유의 시간, 부처를 만나다>에 전시된 목각탱(木刻幀)입니다. 서울 정릉동 경국사(慶國寺)에 있는 목각탱입니다. 정식 명칭은 경국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慶國寺木刻阿彌陀如來說法像)입니다.

 

목각탱은 우리나라에서 몇 점 남아 있지 않습니다. 경국사를 비롯하여 문경 대승사, 예천 용문사, 남원 실상사 약수암, 상주 남장사 등에 있습니다. 보통 불상 뒤에 있는 후불탱 역할을 하여 이번 전시처럼 앞이 가려지지 않은 상태로 보기 어렵습니다.

 

- 경국사 목각탱

 

경국사 목각탱은 조선 시대의 목각탱입니다. 너비 약 30㎝ 정도 되는 판목 5매를 잇대어 중앙의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8구의 보살 등이 고부조(高浮彫)로 새겨져 있습니다.

본존 아미타불은 커다란 광배를 배경으로 연화좌 위에 결가부좌(結跏趺坐)하였고, 광배 위로 뻗은 광선 위에 모두 7구의 화불(化佛)이 있습니다. 아마도 과거칠불(過去七佛)을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아미타불의 주위에는 관음보살, 대세지보살 등 8구의 보살과 아난(阿難), 가섭(迦葉), 남방증장천왕(南方增長天王), 동방지국천왕(東方持國天王) 등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쪽의 좌우에 연화좌 위에 '북방비사문천왕'(北方毘沙門天王)과 '서방광목천왕'(西方廣目天王)이라고 쓴 패(牌)를 올려놓아 상(像)을 대신하였습니다.

 

- 아미타불

 

아미타불의 모습입니다.

 

사각형에 가까운 넓적한 얼굴에 가늘고 긴 눈, 넓적하고 평평한 코 등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얼굴 모습은 형식화된 조선 후기 불상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아미타불

 

신체는 얼굴에 비해 왜소하고 위축되었습니다. 착의법은 통견(通肩)이며, 법의가 두꺼워서 신체의 윤곽이 거의 드러나지 않습니다. 대좌의 앞부분이 불상의 옷 주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상현좌(裳懸座)를 하여 옷자락이 대좌 아래까지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광배는 주형거신광(舟形擧身光)입니다. 윗부분에는 당초문(唐草文)이 화려하게 새겨져 있고, 그 아래는 중첩된 산 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 매우 특이한 형태입니다. 광배 주위에는 도식화된 연꽃잎을 두르고, 주위에 화염문을 배열하였습니다.

 

- 미륵보살과 금강장보살

 

향(向) 우측 위쪽 모습입니다.

 

'북방비사문천왕'이라고 쓴 패(牌)와 그리고 한 송이 연꽃을 품에 안은 미륵보살과 그 조금 아래에 가지 달린 꽃 위에 금장저를 든 금강장보살이 있고...

 

- 관음보살

 

그 아래에 정병(淨甁)을 받쳐 든 관음보살이 있습니다. 관음보살의 보관(寶冠)에는 화불이 있습니다.

 

- 가섭

 

관음보살 옆에 두 손을 꽉 쥐고 엷은 미소를 띤 늙은 스님이 있습니다. 가섭존자입니다.

 

가섭존자는 의식주에 대한 집착의 마음을 떨쳐내는 수행인 두타행(頭陀行)에 철저했습니다. 그는 부처님 주변에 머물지 않고 가르침을 실천궁행(實踐躬行)하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 문수보살

 

맨 아래쪽에는 꽃봉오리를 든 문수보살과...

 

- 동방지국천왕

 

긴 칼을 든 동방지국천왕이 있습니다.

 

- 지장보살

 

향(向) 좌측 위쪽 모습입니다.

 

'서방광목천왕'이라고 쓴 패(牌)와 그리고 보주와 지팡이를 쥔 지장보살이 있고...

 

- 제장애보살

 

그 아래에 긴 칼을 짚고 선 제장애보살이 있습니다.

 

- 대세지보살

 

제장애보살 아래에 대세지보살이 있습니다. 대세지보살 보관에는 보병(寶甁)이 있습니다.

 

- 아난

 

대세지보살 옆에 합장한 채 서 있는 젊은 스님이 있습니다. 아난존자입니다.

 

아난존자는 시자(侍者)로 25년간 부처님을 가까이서 모셨습니다. 부처님을 시봉(侍奉)하며 교설(敎說)을 모두 암송하였습니다.

 

부처님의 수많은 제자 가운데 왜 가섭존자와 아난존자가 목각탱에 새겨져 있을까요? 두 존자는 부처님이 열반에 든 후 불교가 민족 종교의 틀을 넘어 세계 종교로 발전하게 된 기틀을 놓았습니다.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요?

 

- 보현보살

 

맨 아래쪽에는 활짝 핀 꽃가지를 쥔 보현보살과...

 

- 남방증장천왕

 

손에 용과 여의주를 쥔 남방증장천왕이 있습니다.

 

- 경국사 목각탱

 

경국사 목각탱은 전체적으로 조각 수법이 둔중하고 형식화된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고부조로 조각되어 원각상(圓刻像)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인물의 구성에 있어서 횡적 혹은 종적으로 질서 정연하여, 단순하게 인물들을 배열한 다른 목각탱과 달리 본존을 중심으로 권속들이 둥글게 둘러싸는 구도를 취하여 단조로움을 피하였습니다.

 

이 목각탱의 제작 시기에 대해 최근까지 설왕설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2~3년 전에 목각탱 뒷면에서 발견된 복장물의 조사에 의하면 1694년에 단응(端應) 등의 조각승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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