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림사 삼층석탑

- 기림사 삼층석탑

기림사에서 진남루을 지나 대적광전으로 향하다 보면 응진전 앞마당에 석탑 하나가 서 있습니다.

이 탑은 탑 자체도 크지는 않지만 넓은 마당 한곳에 있어서 그런지 실제보다 더 작아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 가운데 종종 힐끗 쳐다만 보고 그냥 지나쳐 버리곤 합니다. 그런 대접을 받을 탑은 아닌데 말입니다.

- 기림사 삼층석탑

이 탑은 얼핏 보면 단층기단으로 보이지만, 원래는 이층기단입니다. 그리고 탑신부는 3층입니다. 통일신라시대의 일반적 석탑 양식을 따랐습니다. 이런 양식의 탑은 경주 지역에서는 이곳 말고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 기단부

기단부는 중층이지만, 지금 땅 위로는 하층기단의 갑석만 보입니다. 이 갑석 아래에 하층기단의 면석과 저석이 묻혀 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 갑석 윗면 가운데에 2단의 괴임이 있고, 그 위에 상층기단의 면석이 놓여 있습니다.

상층기단 면석에는 면마다 모서리기둥과 1개의 가운데기둥이 새겨져 있습니다. 상대갑석의 아랫면에 얕은 부연을 두었고, 윗면 가운데에 3단의 괴임을 두어 1층 몸돌을 받치고 있습니다.

- 탑신부

탑신부는 몸돌과 지붕돌이 각각의 돌로 되어 있습니다.

각 층 몸돌에는 모서리기둥만 새겨져 있을 뿐 다른 장식은 없습니다. 그런데 몸돌의 모양이 사다리꼴에 가깝습니다. 이것은 탑의 조성 연대가 조금 내려올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겠지요. 지붕돌의 층급받침은 4단이며, 낙수면은 완만합니다. 그리고 전각에서 약간의 반전을 두었습니다.

상륜부에 노반, 복발, 앙화가 남아 있습니다.

- 기림사 삼층석탑

기림사 삼층석탑은 비록 크기도 작고 별다른 특징도 없지만 나름의 짜임새는 갖추었습니다. 조성 시기는 통일신라시대 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시기가 고려시대 초까지 내려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이 탑은 천 년여 세월 동안 이곳을 지켜왔습니다. 기림사에서 일어난 온갖 일들을 가장 오랫동안 묵묵히 지켜본 증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