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여행: 5. 아스카(明日香) 타치바나데라(橘寺)

- 타치바나데라

 

타치바나데라(橘寺)는 아스카의 대표적인 절 가운데 하나입니다. 절 이름은 스이닌 천황(垂仁天皇)의 명령으로 불로장수의 과일을 찾아 나섰던 다지마모리(田道間守)가 가져온 귤 열매를 이곳에 심었다는 데서 유래합니다. 절 부근에 쇼토쿠 태자가 태어났다는 곳이 있어 쇼토쿠 태자가 창건한 7개의 큰 절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절은 쇼토쿠 태자가 아버지 요메이 천황의 별궁을 절로 고친 것이 시초라고 전합니다. 그러나 창건 연대는 불분명하며, <일본서기(日本書紀)>에 680년 4월에 타치바나데라에 화재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어 그 이전에 창건된 것으로 보입니다. 고고학적으로는 7세기 초에 창건되어 7세기 중반 이후에 본격적인 조성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절은 황족과 귀족의 비호를 받아 번성하였으나, 1506년 아카자와 토모츠네(赤沢朝経)가 묘라쿠지(妙楽寺)를 공격할 때 타치바나데라가 가세했다고 하여 묘라쿠지 사람들이 불을 질러 절 전체가 화재를 당한 이후 쇠퇴했습니다.

 

- 가람 배치도. 붉은색으로 표시된 것이 원래 가람 배치

 

원래 가람의 배치는 전형적인 일탑일금당형(一塔一金堂型)입니다. 동쪽을 정면으로 하여 중문, 목탑, 금당, 강당이 동서로 일직선으로 늘어서 있고, 이 건물들을 회랑이 둘러쌌습니다.

 

 - 본당

 

본당(태자당)입니다. 

이곳은 원래 강당이 있던 곳입니다. 지금의 건물은 1864년에 세워졌으며, 본존으로 쇼토쿠 태자(聖徳太子) 좌상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 이면석

 

본당 옆에 이면석(二面石)이 있습니다. 

 

이면석은 아스카 시대의 석조물로 전합니다. 높이가 약 1m 정도이며, 좌우로 착한 얼굴과 악한 얼굴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것은 사람 마음의 양면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 이면석

 

착한 얼굴 모습입니다.

 

- 이면석

 

악한 얼굴 모습입니다.

 

- 관음당

 

관음당입니다.

절에 전하는 바로는 관음당은 1777년에 본당으로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864년에 지금의 본당이 세워지면서 이곳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 여의륜관음좌상

 

관음당에는 여의륜관음좌상(如意輪観音坐像)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이 불상은 후지와라 시대(藤原時代)에 만들어졌습니다.

 

- 삼광석

 

삼광석(三光石)입니다. 쇼토쿠 태자가 승만경(勝鬘経)을 강찬(講讚)할 때, 해, 달, 별의 빛이 빛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 목탑지

 

목탑지입니다. 

 

당시 목탑은 오층목탑으로, 높이가 약 38m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1148년에 벼락에 맞아 소실되어 1185년~1189년 사이에 재건되었으나, 1506년 화재로 소실되었습니다.

 

- 심초석

 

심초석입니다. 

 

모습이 특이합니다. 심초석 윗면에 삼각형과 반원형이 섞여 있는 홈이 있습니다. 홈의 지름은 90cm, 깊이가 10cm로, 이곳에 목탑 중심 기둥이 놓여 있었습니다.

 

타치바나데라는 오랜 역사에 비해 남아 있는 유물이 보잘것없습니다. 이것은 1506년 화재로 폐사에 가까울 정도로 절이 불타버렸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