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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분황사탑의 돌사자상

sky_lover_ 2013. 4. 29. 07:43

- 분황사탑

황사탑은 모전석탑의 시원이자 현존하는 신라 석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탑으로 알려졌습니다. 신라 선덕여왕 3년(634년) 분황사가 창건될 당시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부 학자는 경덕왕 때인 8세기 중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3층이지만, 원래는 7층이나 9층이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 탑에는 특이하게도 기단 위 모퉁이에 사자상 등 짐승상이 놓여 있습니다. 이처럼
석탑에 독립된 사자상이 있는 예는 매우 드뭅니다. 분황사탑 외에는 불국사 다보탑과 의성 관덕동 삼층석탑, 그리고 광양 중흥산성 삼층석탑이 있습니다. 그런데 분황사탑에서는 서로 다른 모양의 짐승상이 섞여 있지만, 다른 탑에서는 모두 사자상입니다.

- 물개상 ①

먼저 동쪽 면에 있는 물개상입니다. 물개상은 온순하며 귀여운 모습입니다. 그런데 그 조각 솜씨가 사자상보다는 못합니다.

- 물개상 ②

불국사 다보탑과 의성 관덕동 삼층석탑, 그리고 광양 중흥산성 삼층석탑에서는 물개상이 없습니다. 그런데 왜 이곳에는 있는 걸까요?
분황사 동쪽에 동해가 있어 이렇게 바다 동물인 물개상을 두었을까요?

- 사자상 ①

서쪽 사자상은 동쪽 물개상과는 영 딴판입니다. 부리부리한 눈초리로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입을 벌리고 있어 강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물개상과 과연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어떤 사람은 서쪽 사자상은 오랑캐를 막기 위한 것이며, 동쪽 물개상은 왜적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갈기가 있는 것은 수사자고, 물개처럼 보이는 것은 암사자라고도 하지만..., 글쎄요...

- 사자상 ②

분황사의 뒤쪽 북천을 건너 동쪽으로 약 1km쯤 되는 곳에 헌덕왕릉이 있습니다. 이 왕릉은 괘릉처럼 봉분 둘레에 십이지상이 새겨진 호석이 둘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 왕릉이 북천 가까이에 있는 탓에 물난리를 자주 입어서 그런지 원래 있었을 것을 추정되는 사자상 등 석물들이 모두 없어졌습니다.

이렇게 없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헌덕왕릉의 사자상이 지금 분황사탑의 사자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근거로 삼국시대에는 탑 주위에 사자상을 배치한 예가 없고, 이 사자상의 조각 솜씨와 돌의 질이 금강역사상과 다르며, 성덕왕릉이나 괘릉 주위에 배치된 사자상과 몹시 닮았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 분황사 출토 사자상, 통일신라시대 8~9세기

경주박물관에 분황사에서 출토된 것으로 알려진 사자상이 있습니다. 이 사자상이 딛고 앉아 있는 받침대를 한번 잘 보십시오. 그 형태가 팔각형입니다. 그런데 분황사탑의 지금 사자상 받침대는 그 형태가 모두 사각형입니다. 이것은 적어도 이 사자상이 분황사탑의
지금 사자상과 같은 곳에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왕릉에 있는 사자상의 받침대는 사각형이고, 탑에 있는 사자상의 받침대는 팔각형이나 원형을 하였습니다. 이것만 놓고 본다면, 분황사 출토 사자상이 원래 분황사탑에 있었던 것이고, 지금 사자상은 헌덕왕릉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만일 이런 생각이 틀리지 않는다면, 다음과 같은 추측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분황사탑이 널리 알려졌듯이 통일신라 이전에 조성된 것이라면, 탑의 조성 당시에는 사자상이 없었으며, 100여 년이 지난 후에 사자상이 조성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 학자가 주장하듯이 8세기 중엽에 탑이 조성되었다면, 조성 당시에 사자상도 같이 조성되었을 것입니다. 그때의 사자상이 바로
분황사 출토 사자상이고, 그 후에 그 사자상이 지금의 사자상으로 바뀌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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