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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경사 적광전 신방목의 사자상
보경사
적광전에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게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신방목(信枋木)입니다.
신방목이란 집의 기둥 밑에 주춧돌을 받치듯이 문설주 밑에 앞뒤로 짧은 나무를 받친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신방목은 지금은 그 존재조차 흔하지 않은데, 이곳에선 그것도 음각이나 양각으로 얕게 무늬를 베푼 것이 아니라
전체가 드러나게 사자상을 새겼습니다.
- 적광전 신방목의
사자상(왼쪽)
이 사자상은 좌우로 나뉘어 있습니다. 뒷다리를 쭈그린 채 앞다리로 버티고 앉아 있습니다. 특히 왼쪽의 사자상은 다섯
개의 굵은 방울이 달린 목걸이, 불거진 눈, 처진 귀, 길게 다문 입, 부피감이 있는 몸체와 다리를 하고
있습니다.
- 적광전 신방목의 사자상(오른쪽)
오른쪽 사자상도 왼쪽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들 사자상은 눈, 코, 입은 닳아 희미해졌고, 머리조차 비바람에
깎이고 닳았습니다. 맑은 잿빛 살결을 드러낸 그 모습은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 적광전 신방목의 사자상(오른쪽)
이들
사자상은 그 어디에서도 사자의 위용이나 사나움 따위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찌 보면 사자라기보다는 귀여운 강아지처럼 보입니다. 이런 것도
다 세월이 부린 조화라면 조화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천왕문 신방목의 사자상
보경사에는 이런 신방목의
사자상이 적광전 말고도 또 있습니다. 그곳은 천왕문입니다.
이곳의 사자상은 천왕문 앞을 딱 버티고 앉아 지키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흘러서인지
적광전 것보다 더 많이 깎이고 닳았습니다.
눈, 코, 입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서 제대로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과연 사자가 맞기는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들 사자상이 없었다면 천왕문이 얼마나 허전했을까요? 이 사자상이 있기에 크게 눈을 끌 게 없는 천왕문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어
서서, 보고 또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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