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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충사 외가람각
표충사 주차장에서
수충루(酬忠樓)로 들어서기 전 오른쪽에 눈에 잘 띄지 않는 자그마한 집 하나가 있습니다. 가람각(伽藍閣)이라 하는 집입니다. 그런데
수충루를 들어서면 문루 왼쪽에도 가람각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래서 이 집을
바깥에 있는 가람각이라 하여 외가람각이라고 합니다.
가람각은 절의 영역을 수호하는
가람신(伽藍神)을 모신 집입니다.
가람은 절을 말하고, 가람신은 절을 지켜주는 신을 말합니다. 가람신은 불교와 직접 관계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토속신앙 측면에서 보면 절의 진짜 주인은 가람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람각은 산신각이나 칠성각처럼 토속신앙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마을의 성황당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람각을 국사당 또는 성황각이라 하기도 합니다.
- 외가람각 내부
외가람각 내부의 모습입니다. 두 자루의
촛대와 향로,
그리고 벽에 글자가 쓰인 종이 하나가 붙어 있습니다.
벽에 붙은 종이에는 '봉청필추가람신위'(奉請苾芻伽藍神位)라 쓰여 있습니다. 여기서
'봉청'은 받들어 청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필추'는 스님, '가람'은 절을
뜻합니다. 따라서 이 글귀의 뜻은 이 절을 지키는 신께 받들어 청한다는 뜻이 됩니다.
- 표충사 외가람각
표충사
외가람각은 높이가 보통 어른보다 약간 큰 정도이고, 두 팔을 벌리면 한 아름에 폭 감싸 안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자그마한 집입니다.
이곳은 죽은
자의 혼을 실은 영가가 경내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모셔지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영가는 속세의 때를 벗는 목욕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아무리 대궐 같은 집에 살았던 사람이라도 그 혼은 이 조그마한 공간에 잠시 머물면서
이 세상과의 모든 인연을 끊고 빈손으로 저세상으로 떠나야 합니다.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보잘것없이 자그마한 이 집은 우리에게 그런 질문을 말없이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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