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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거수

산청 도리 느티나무

sky_lover_ 2025. 1. 15. 07:41

- 도리 느티나무

 

경남 산청군 생비량면(生比良面)의 중심부에 도리(道里)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도리에 면사무소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양천강을 지나 동쪽으로 조금 가면, 고치(古致) 마을이 있습니다.

 

고치 마을은 임진왜란 이후에 생긴 마을입니다. 처음 입주한 성씨는 성주 여씨(星州呂氏)와 창녕 조씨(昌寧曺氏)로, 같은 시기에 들어온 것으로 전합니다.

 

- 도리 느티나무

 

'고치(古致)'란 지명은 마을을 둘러싼 산이 앞산은 누에, 뒷산은 누에고치에 해당하는 형상이라고 하여 고치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고치 마을 입구 도롯가에 마을을 수호하는 동신(洞神) 나무가 있습니다. 예로부터  마을에서 동신 나무에 동신제(洞神祭)를 지냈습니다. 

 

- 성황당

 

동신(洞神) 나무 옆에 성황당(城隍堂)이 있습니다. 성황당은 마을의 수호신으로, 서낭을 모셔놓은 신당(神堂)입니다. 서낭당이라고도 합니다.

성황당은 마을 어귀나 고갯마루에 원추형으로 쌓아 놓은 돌무더기 형태입니다. 그 옆에 신목(神木)으로 신성시되는 나무가 있거나, 장승이 세워져 있기도 합니다.

고치 마을은 이곳 서낭당과 맞은편 서낭당을 연결하여 새끼로 금줄을 쳐 전염병을 막았다는 유래가 전합니다.

 

도리 느티나무

 

고치 마을의 동신(洞神) 나무인 도리 느티나무입니다.

 

도리 느티나무

 

도리 느티나무 모습입니다.

 

느티나무의 앙상한 가지가 하늘로 뻗어 있습니다. 파란 하늘은 얼음처럼 투명한데,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옵니다. 순간 마음이 스산해집니다.

 

- 도리 느티나무

 

더딘 느티나무 - 신경림

할아버지는 두루마기에 지팡이를 짚고
훠이훠이 바람처럼 팔도를 도는 것이 꿈이었다
집에서 장터까지 장터에서 집까지 비칠걸음을 치다가
느티나무 한 그루를 심고 개울을 건너가 묻혔다
할머니는 산을 넘어 대처로 나가 살겠노라 노래삼았다
가마솥을 장터까지 끌고 나가 틀국수집을 하다가
느티나무가 다섯 자쯤 자라자 할아버지 곁에 가 묻혔다
아버지는 큰돈을 잡겠다고 늘 설쳤다
광산으로 험한 장사로 노다지를 찾아 허둥댄 끝에
안양 비산리 산비알집에 중풍으로 쓰러져 앓다가
터덜대는 장의차에 실려 할아버지 발치에 가 누웠다
그사이 느티나무는 겨우 다섯 자가 자랐다
내 꿈은 좁아빠진 느티나무 그늘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강을 건너 산을 넘어 한껏 내달려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아버지와 다른 사람이 되었다
나는 그런 자신이 스스로 대견하고 흐뭇했다
하지만 나도 마침내 산을 넘어 강을 건너 하릴없이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아버지 발치에 가 묻힐 때가 되었다
나는 그것이 싫어 들입다 내달리지만
느티나무는 더디게도 자란다

 

- 도리 느티나무

 

수령: 350년. 높이: 15m. 가슴높이 둘레: 6m.
소재지: 경남 산청군 생비량면 도리 1602.

 

(20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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