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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변천

 

청송군 진보면의 서쪽 지역에 합강리(合江里)가 있습니다.

이곳은 마을 어귀의 울창한 숲에 황새와 같은 새들이 많이 있어 아림촌(鵝林村)이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여러 갈래로 흐르는 개천과 냇물이 합수하여 낙동강의 지류인 반변천(半邊川)을 이루는 곳이라 하여 합강(合江)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 풍호정으로 가는 길

 

합강리 북쪽 끄트머리에서 34번 국도를 벗어나 반변천을 가로지르는 야트막한 다리를 건넌 후 풍호정(風乎亭)으로 향합니다. 길은 반변천을 따라 남쪽으로 길게 이어지는데, 오가는 차가 드문 좁은 흙길입니다.

 

- 반변천

 

풍호정으로 가면서 바라본 반변천입니다.

 

- 풍호정

 

길을 따라 1.5km쯤 들어가면 풍호정이 있습니다.

 

- 풍호정

 

풍호정은 고려 개국공신인 장절공(壯節公) 신숭겸(申崇謙)의 18대손인 신지(申祉)가 말년에 세운 정자입니다.

 

정자를 중심으로 오른쪽에 쌍절비각이 있고, 왼쪽에 'ㅁ' 자형의 주사(廚舍)가 일직선상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 풍호정

 

평산 신씨(平山申氏)는 신숭겸(申崇謙, ?~927)을 시조로 하고, 신지(申祉, 1424~1517)를 입향조로 하는 청송에 세거하는 성씨입니다.

 

신지는 시조 신숭겸의 18대손으로, 세종 6년(1424년)에 강원도 원주에서 출생하였습니다. 조부를 따라 진보(眞寶)에 왔으며, 세조 때 진사시(進士試)에 합격하였습니다. 세조 9년(1463년)에 효행과 청렴으로 의영고부사(義盈庫副使)에 제수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녹봉으로 봉양할 부모도 없고, 학업도 이루지 못했다며 나가지 않았습니다. 만년에는 진보현으로 돌아와 합강(合江) 상류에 풍호정을 짓고 여생을 보냈습니다.

 

- 풍호정

 

정자 측면에서 바라본 마루 모습입니다.

 

 

- 현판

 

정자 정면에 걸려 있는 '풍호정(風乎亭)'이라 쓴 현판입니다. 이 현판에 눈길이 한동안 머뭅니다.

 

- 풍호정

 

정자 이름을 왜 풍호정(風乎亭)라 하였을까요?

 

옛날 노나라 증자의 아버지 증점(曾點)이 여러 사우(師友)와 자리를 같이하였을 때 공자가 좌중의 제자들에게 너희들이 모두 학업을 성취하여 장래 소원이 무엇인지 기탄없이 말해 보라고 하였습니다. 좌중에 있던 사람들 대개가 부귀공명을 원했는데, 끝 차례에 증점이 말하기를 "저는 봄철 새 옷이 마련되면 5~6명의 벗과 5~6명의 동자를 데리고 기수(沂水)에서 목욕하고 무우(舞雩)에서 바람 쐰 후 시를 읊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공자는 마음속으로 흡족해하며 찬성하였습니다.

 

이 고사를 생각하여 신지(申祉) 자신의 호를 '풍호(風乎)'라 하였습니다. 정자 이름을 풍호정(風乎亭)이라 한 것은 신지의 호 '풍호(風乎)'에서 연유하였습니다.

 

- 풍호정

 

풍호정은 뒤로는 산들이 둘러싸고 있고, 앞으로는 강물이 암벽을 감돌며 굽이쳐 흐릅니다. 그 모습이 한 폭의 그림과 같아서 풍치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습니다.

 

소재지: 경북 청송군 진보면 합강리 24.

 

- 쌍절비각

 

풍호정 옆에 비각이 있습니다. 쌍절비각(雙節碑閣)입니다.

 

이 비각은 선조 25년(1592년) 임진왜란 때 왜군의 포로가 되었다가 자결한 신예남(申禮男, ?~1592)과 그를 따라 죽은 부인 여흥 민씨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신예남은 사후에 '가선대부공조참판(嘉善大夫工曹參判)'에 제수되었고, 민씨는 '정부인(貞夫人)'에 증직되었습니다.

 

- 쌍절비

 

쌍절비 모습입니다.

 

비의 머리 장식이 특이하고, 전액(篆額)에는 '서강사쌍절비(西江祠雙節碑)'라고 적혀 있습니다.

 

- 합강리 소나무

 

쌍절비각 뒤편에 노거수 소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합강리 소나무입니다.

 

- 합강리 소나무

 

소나무는 땅에서 올라온 줄기가 꿈틀거리는 형상으로 솟아올라서 7m쯤 높이에서 둘로 갈라지면서 사방으로 가지를 넓게 펼쳤습니다.

 

- 합강리 소나무

 

더없이 맑고 신선한 공기 덕분인지 합강리 소나무는 푸르디푸릅니다. 아~ 그렇군요. 이곳은 청송(靑松) 땅 중의 땅입니다.

 

- 합강리 소나무

 

수령: 200년. 높이: 11m. 가슴높이 둘레: 2.6m

소재지: 청송군 진보면 합강리 산 47.

 

(202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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