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관리 왕버들

- 관리 왕버들

 

청송군 파천면의 중앙부 동쪽 지역에 관리(官里)가 있습니다.

 

관리(官里)는 신라시대 진보현(眞寶顯, 고구려시대 칠파화현(漆巴火縣))의 관청이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지명입니다. 행정리는 관1리와 관2리 두 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자연 마을로는 외관동, 내관동, 거실 등이 있습니다.

 

- 관리 왕버들

 

청송읍 덕리와 파천면 관리의 경계 지역에서 안동으로 가는 도롯가 바로 옆에 우람한 왕버들 한 그루가 있습니다.

 

이 왕버들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관리 왕버들입니다.

 

- 만년송 표지석

 

관리 왕버들 옆에 '만년송(萬年松)'이라 적힌 표지석이 있습니다. 만년송은 왕버들 바로 옆에 있었던 소나무를 말합니다.

 

- 만년송 표지석(뒷면)

 

표지석 뒷면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만년송(萬年松) 청송군 보호수 제1호

우리 지역은 예나 지금이나 산자수명(山紫水明)하고 골짝 굽이굽이 늘 푸른 소나무가 많기로 유명하다. 이러한 연유로 우리 군의 군목(郡木)은 역시 소나무다.

생각건대 옛 조상들이 청송(靑松)이라 칭한 심오한 뜻이 어찌 없으랴. 문헌상 많은 기록이 있지만 이를 깊이 생각하고 정리해 보면 아마 청(靑)은 오색지수(五色之首)이며 송(松)은 만수지장(萬樹之長)이라 하여 우리 지역 지명을 청송이라 칭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헤아려 보면 우리 지역의 지명을 청송이라 칭하고 군목을 송(松)으로 삼은 지가 어언간 많은 세월이 흘렀건만 우리 군을 상징하는 장송(長松)이 없었다.

 

이에 우리 군민의 뜻을 한데 모으고 우리 청송을 더욱 빛내기 위해 고을 안에 있는 소나무 중 가장 크고 고송(古松)인 이 나무를 우리 군의 수호목으로 삼아 그 이름을 만년송(萬年松)이라 짓고 나무 주변 땅을 매입하여 먼 후손까지 길이길이 보호하고 관리코자 여기에 이 비를 세워 그 뜻을 기록해 둔다.

1995년 5월 6일 입하
청송군민 일동

 

- 그루터기

 

만년송은 2006년경 고사하였습니다. 만년송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곳에는 그루터기만 남아 있습니다. 만년송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한 청년이 이웃 처녀를 사모하여 혼인하기 위해 처녀의 아버지를 대신하여 전쟁에 나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청년이 돌아오지 않자, 그가 죽은 것으로 여긴 처녀는 왕버들에 목을 매어 자결하였습니다. 그 후 왕버들 곁에 소나무가 자라났습니다.

 

이 소나무를 마을 사람들은 죽은 처녀의 넋이라 하여, 왕버들과 소나무를 약속의 상징으로 여겼습니다. 두 나무를 당산목(堂山木)으로 삼고 매년 음력 정월 14일 밤에 당산제를 지냈습니다. 당산제 때 쓰인 종이로 글씨 연습을 하면 글씨를 잘 쓰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어 당산제가 끝나면 종이를 가져가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 관리 왕버들

 

관리 왕버들은 예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컸다고 합니다.

 

당시 서쪽으로 난 큰 줄기에 들어찬 벌집을 제거하고 썩은 줄기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줄기의 상당 부분을 잘라내야 했습니다. 그로 인해 키가 반으로 줄어들었지만, 몇 차례의 수목 외과수술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줄기 중심부에 당시의 고통을 간직한 수목 외과수술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 관리 왕버들

 

지금 왕버들은 단아하고 건강해 보입니다. 사방으로 뻗은 가지에는 푸른 잎이 무성합니다.

 

- 관리 왕버들

 

수령: 450년. 높이: 18m. 가슴높이 둘레: 5.7m
소재지: 경북 청송군 파천면 관리 751-6.

 

(2024.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