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동산리 처진소나무

- 동산리 처진소나무

 

운문사(雲門寺)로 가는 청도군 매전면 동산리 20번 국도 아래 언덕에 보기 드문 소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동산리 처진소나무입니다.

 

예전에는 이 소나무가 언덕 위에 있었으나, 도로가 소나무 위쪽으로 나면서 도로 아래에 위치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 동창천

 

동산리 처진소나무 아래로 동창천(東倉川)이 흐르고 있습니다.

 

- 영세불망비

 

동창천 가에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 한 기가 있습니다. 예전에 있던 낡은 옛 비는 없어지고, 2013년에 한빛문화재연구원에 만든 새 비가 대신 서 있습니다. 옛 비는 귀접이 비인데, 새 비는 윗면을 그냥 둥그스름하게 처리하였습니다.

 

새 비의 전면에 '군수서후유민영세불망비(郡守徐侯有民永世不忘碑)'라고 적혀 있습니다. 옛 비에는 후면에 '도광팔년무자사월일(道光八年戊子四月日)'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 비는 순조 28년(1828년) 4월에 세워졌습니다. 비의 위치가 동창천 가에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비는 창고 또는 치수(治水)와도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유민(徐有民, 1779~1844)은 자는 원경(元畊), 본관은 달성으로, 경기도 출신입니다. 순조 26년(1826년) 8월에 평안도 삼등현감(三登縣監)에서 청도군수(淸道郡守)로 부임하여 순조 28년(1828년) 3월에 평안도 가산군수(嘉山郡守)로 옮겨갔습니다.

 

그의 선정비는 청도군에 여럿 있습니다. 매전면 지전리, 금천면 임당리 명포마을, 화양읍 청도읍성에도 있습니다.

 

- 동산리 처진소나무

 

동산리 처진소나무는 솔 담배에 그려진 모델이 된 소나무로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 솔 담배

 

솔 담배는 1980년 450원에 출시된 당시 고급 담배로, 1986년까지 단일브랜드로 시장점유율 60%를 기록하며 인기를 구가했으나, 2005년 단종되었습니다.

 

솔 담배에 그려진 소나무가 동산리 처진소나무로 보이나요?

- 동산리 처진소나무

 

처진소나무는 가지가 아래로 처지는 수형을 가진 소나무입니다.

 

동산리 처진소나무는 우리나라 처진소나무 중 가장 전형적이고 희귀한 소나무입니다. 가지가 아래로 축 늘어져 매우 독특하고 아름다운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늘어진 가지가 버드나무를 닮았다고 하여 유송(柳松)이라고도 합니다.

 

- 동산리 처진소나무

 

원래 이곳에 10여 그루 소나무가 같이 자라고 있었으나 한 그루만 남아 언덕 끝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처진 가지가 한층 더 아름답게 보입니다.

 

가지가 처지는 이유는 숲속에서 자라던 소나무의 가지가 옆에서 자라는 나무에 눌려서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다른 가지에 눌렸을 때 그늘이 심하면 살아날 수 없는데, 가지를 늘어뜨리면서 살아남은 귀한 나무입니다.

 

동산리 처진소나무 옆에 고성이씨(固城李氏)의 묘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소나무는 도래솔(무덤가에 죽 둘러선 소나무)의 한 나무로 보호되어 온 것으로 보입니다. 소나무는 가지가 굽어졌으나, 생육 상태는 양호한 편입니다.

 

- 동산리 처진소나무

 

동산리 처진소나무는 옛날 한 정승이 소나무 앞을 지나갈 때 갑자기 큰절하듯이 가지가 밑으로 처지더니 다시 일어서지 않았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 소나무를 마을 사람들은 신령스러운 나무로 여기었던 것 같습니다.

 

- 동산리 처진소나무

 

수령: 약 200년. 높이: 14m. 가슴높이 둘레: 2m.

소재지: 경북 청도군 매전면 동산리 151-6.

 

(2024.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