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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항 마을
경남 통영(統營)은 많은 섬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가까운 섬은 미륵도(彌勒島)입니다. 미륵도란 섬 이름은 고려 초에 창건되었다는 도솔암(兜率庵)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도솔천(兜率天)에 미륵불이 있고, 이 섬에 도솔암이 있으니, 섬 이름이 미륵도가 되었습니다.
미륵도 서쪽 바닷가에 원항 마을이 있습니다.
원항(院項)은 '원(院)이 있던 목(곳)'이란 뜻으로, 원래는 '원(院)목'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원(院)'은 당포(唐浦)에 만호진(萬戶鎭)이 있었을 때 관리들이 머물렀던 관사를 뜻합니다. 그리고 '목'이란 원항마을로 들어서는 입구가 이전에는 상당히 높은 언덕의 고갯길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불렀습니다. 그러다가 '목'이 그에 해당하는 한자인 '항(項)'으로 바뀌어 '원항(院項)'이라는 지명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 장군봉
원항 마을 뒷산은 그 생김새가 마치 장군이 투구를 쓰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이름이 장군봉(將軍峰)입니다.
장군봉 정상에 삼덕리 마을제당인 장군당(將軍堂)과 천제당(天祭堂)이 있습니다.
- 원항 마을 돌장승
산양읍사무소 쪽에서 원항 마을로 가려면 고개를 하나 넘어야 합니다.
이 고개는 예전에는 높은 고갯길이었는데, 도로가 생기면서 예전보다 눈에 띄게 낮아졌습니다. 그래도 고개는 고개입니다. 이곳 고갯마루에 원항 마을 돌장승이 있습니다.
이 돌장승은 마을제당의 일부로 세워졌습니다.
- 할매 장승
작은 돌장승은 할매 장승입니다.
할매 장승은 얼굴이 네모나고, 민머리입니다. 얼굴은 크지만, 마멸이 심하여 이목구비가 선명치 않습니다.
할매 장승은 이곳에선 '할매 벅시'라고 합니다. 할매 장승의 코를 달여 먹으면 아들을 낳고, 귀를 달여 먹으면 처녀가 아이를 가졌을 때 유산이 된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 할배 장승
큰 돌장승은 할배 장승입니다.
할배 장승은 탕건을 쓴 것처럼 각이 진 모자를 썼습니다. 눈은 튀어나온 왕방울 눈이고, 코는 납작한 삼각형이며, 입은 작으며 약간 벌어져 있습니다.
원항 마을 돌장승은 1915년경 임봉학이라는 사람이 득남을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마을의 풍어와 안녕을 기원하는 수호신이 되었습니다.
- 삼덕항
할배 장승 옆에 장군봉으로 올라가는 산길이 있습니다. 이 산길을 오르며 바라본 삼덕항입니다.
삼덕리(三德里)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과 싸웠던 적전지로, 조선시대에 당포만호진이 설치되었던 남해안 지역의 군사 요충지였습니다.
- 매화꽃
장군봉으로 올라가는 산길 옆 매화나무에 하얀 매화꽃이 피었습니다. 달콤하고 향기로운 꽃냄새가 잠시 봄기운에 취하게 합니다.
- 장군봉
산길에서 바라본 장군봉입니다. 바위 봉우리 정상에 마을제당이 있습니다.
- 마을제당으로 올라가는 산길
산길 갈림길에서 장군봉 쪽으로 갑니다.
- 장군봉에서 바라본 앞바다
장군봉으로 가는 산길이 끝나는 곳에 제법 높은 암벽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이 암벽에 걸쳐져 있는 밧줄을 타고 암벽 위로 오르면,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 마을제당
장군봉 정상에 있는 마을제당입니다. 이 마을제당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위해 마을 제사를 지냅니다.
- 천제당
천제당(天祭堂)입니다.
- 산신도
천제당에는 산신도(山神圖)가 모셔져 있습니다.
천제당에 천신도(天神圖)가 아닌 산신도가 걸려 있는 것이 이상하지 않나요? 원래는 이곳에 천신도가 걸려 있었다고 합니다.
- 장군당
장군당(將軍堂)입니다.
장군당에는 장군무신도(將軍巫神圖) 2점과 목마(木馬) 2마리가 모셔져 있습니다.
- 장군무신도
장군무신도입니다.
조금 큰 장군무신도는 조금 작은 장군무신도를 본떠 만든 것 같습니다. 조금 작은 장군무신도는 1935년경에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삼덕리에서는 당산신으로 장군신(將軍神)을 모십니다. 삼덕리에서 모시는 장군신은 왜구의 침입을 막았던 장군 혹은 당포해전을 지휘했던 장군으로 여겨집니다. 이와 달리 적지 않은 마을 주민들은 장군신을 최영 장군이라고도 생각합니다.
- 장군무신도와 작은 목마
조금 작은 장군무신도 앞에 작은 목마가 있습니다.
- 작은 목마
작은 목마입니다.
작은 목마는 망아지로 보입니다. 양 귀를 새로 만들어 끼웠습니다. 이 목마는 근처에 살던 일본인이 기증한 것이라고 합니다.
- 장군무신도와 큰 목마
조금 큰 장군무신도 앞에 큰 목마 가 있습니다.
- 큰 목마
큰 목마입니다. 천진난만한 표정의 목마는 매우 소박합니다. 이곳 마을 사람들의 심성을 보는 것 같습니다.
큰 목마를 용마(龍馬)라고도 합니다. 본래 철마(鐵馬)였는데, 100여 년 전에 철마가 도둑맞은 후 1940년경에 목마로 대체되었다고 합니다.
- 장군당 뒤쪽에서 바라본 앞바다
장군당 뒤쪽으로 돌아가 낭떠러지에서 앞을 바라봅니다. 겨울나무 사이로 푸른 바다가 보입니다.
아직 찬 바람이 불고 나무는 벌거벗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오면서 활짝 핀 매화꽃을 보았으니, 봄이 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2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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