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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거수

함안 장암리 왕버들

sky_lover_ 2023. 5. 4. 07:13

- 장암리 왕버들

 

함안군 대산면의 장암리(長岩里)의 장암(長岩)은 장포(長浦)와 대암(大岩) 마을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입니다.

 

장포는 과거 나루터가 있던 곳으로 추정됩니다. 대암은 큰 바위가 많아 붙여진 지명입니다. 대암은 산을 개간해 농경지로 활용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바위가 많았다고 합니다. 대암에 속하는 능골(능곡)은 동네 뒷산에 300여 년 전의 순흥 안씨(順興安氏)의 커다란 묘가 하나 있어 붙여진 지명이라고 합니다.

장암리의 북동쪽에 용화산(龍華山)이 있습니다. 용화산은 옛날 7마리 용이 승천하였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어졌다고 합니다. 이곳은 창녕과 함안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郭再祐) 장군이 의병을 모아서 왜적을 물리칠 때 교두보로 사용하였습니다.

 

6·25 전쟁 때에도 미군이 용화산에 주둔하면서 "이렇게 좋은 지리적 여건에서 북괴군에게 진다면 모든 군사가 전쟁에서 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할 만큼 전략적 요충지로서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 반구정(2020.12.6.)

 

용화산 북쪽 산기슭에서 남강(南江)과 낙동강(洛東江)이 합쳐져 흘러갑니다. 이곳은 기암절벽(奇巖絕壁)으로 경관이 수려하여 옛날 선비들이 수업하던 합강정(合江亭)과 반구정(伴鷗亭)이 있습니다.

 

남강은 남에서 동으로 흐르고, 낙동강은 서에서 동으로 흐릅니다. 옛말에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에 서출동유수(西出東流水) 하면 명당(名堂)이라' 하였습니다. 이곳이 그러하다고 합니다.

장암리 마을은 장포, 대암, 연산, 입사 등이 있습니다. 이 마을들은 용화산 골짜기 입구에 있습니다. 이 지역은 여러 하천이 합류하여 잦은 범람이 일어나 수해를 피해 골짜기 입구에 마을이 자리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 장암리 왕버들

 

장암리 장포 마을 앞 들판 길가에 노거수 왕버들 한 그루가 있습니다.

 

- 장암리 왕버들

 

왕버들은 줄기 윗부분이 썩어 떨어져 나갔습니다. 그러나 남은 줄기에 가지가 나와 잎을 피웠습니다.

 

- 장암리 왕버들

 

봄날 하늘로 향한 가지에 잎이 돋아 왕버들은 연초록 옷으로 단장하였습니다.

 

- 장암리 왕버들

 

장포 마을의 왕버들에 이무기의 승천 설화가 전하고 있습니다.

 

먼 옛날에 비 한 방울이 오지 않는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어 풀포기도 발갛게 타들어 갔습니다. 이때 왕버들 밑둥치의 구멍에서 이무기가 나와 승천(昇天)하지 못하고 나무를 감고 하늘을 향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이것을 본 사람들이 이무기의 승천을 돕기 위해 산에서 소나무를 베어다가 왕버들 주위에 불을 놓아 연기를 피웠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맑은 하늘에 먹구름이 생기고 천둥과 번개가 치고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얼마 후에 소나기로 불은 꺼졌지만, 연기가 흩어진 후에 이무기는 행방이 묘연하였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이무기가 용이 되어 빗줄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고 믿었습니다. 지금도 가뭄이 들면 대산면 장암리 사람들은 왕버들 아래서 기우제(祈雨祭)를 지낸다고 합니다.

 

- 장암리 왕버들

 

수령: 600년. 높이: 14m. 가슴높이 둘레: 5.5m.
소재지: 함안군 대산면 장암리 1379-1.

 

(202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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