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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부산 강서 죽도왜성

sky_lover_ 2023. 1. 17. 07:09

- 신기 마을에서 바라본 오봉산

 

찬 바람 불고 간간이 비 내리는 겨울날, 부산 강서구 죽림동에 있는 강서 죽도왜성(江西竹島倭城)을 찾아갑니다.

 

죽림동(竹林洞)은 오봉산(五峰山, 일명 가락산(駕洛山), 45m) 북쪽 아래에 있습니다. 이곳 지명은 죽림(竹林) 마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과거 오봉산이 섬이었을 때 대나무가 무성하여 죽도(竹島)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에서 죽림이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오봉산 이름은 봉우리가 다섯 개라는 데서 붙여진 것으로, 오형제산 또는 다섯뫼라고도 합니다. 오봉산 다섯 봉우리는 지금과 같이 삼각주가 형성되기 이전에는 다섯 개의 섬이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퇴적으로 다섯 봉우리 야산이 되었다고 합니다.

 

- 우물

 

오봉산 남쪽 기슭의 신기 마을에서 보현사 쪽으로 올라갑니다. 보현사 위쪽에 왜성이 있습니다. 보현사 쪽으로 가는 도중 길가에 우물 하나가 있습니다.

 

- 죽도왜성 항공사진(사진 출처: 동아대학교 박물관)

 

강서 죽도왜성은 오봉산 구릉에 있습니다. 이 성은 과거 김해 죽도성(金海竹島城) 또는 김해 죽도왜성(金海竹島倭城)이라 하였습니다. 그러나 행정구역 개편으로 부산시 강서구 죽림동에 속하게 되어 강서 죽도왜성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이 성은 임진왜란 때 왜군이 축조하였습니다. 선조 25년(1592년)에 조선을 침범하여 평양성을 점령했던 왜군이 1593년에 후퇴하여 울산 서생포에서 거제도에 이르는 해안에 성을 쌓았습니다. 죽도왜성은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왜장 나베시마 나오시게(鍋島直茂) 부자(父子)가 장기전 태세를 갖추면서 낙동강 주변의 수로 확보와 조선군의 공격에 대비하여 쌓았습니다.

 

- 죽도왜성 발굴조사도(사진 출처: 동아대학교 박물관)

 

죽도왜성 발굴조사도입니다.

 

왜성이 있는 죽림동 일대는 해발 30m~40m의 낮은 구릉이 동서로 길게 뻗어있고, 그 주위로 넓은 들판이 있습니다. 이 구릉 가운데 중간에 있는 구릉이 가장 높고, 그 좌우로 약간 낮은 구릉이 각각 따로 있습니다. 왜성은 이들 구릉 정상부와 그 주위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죽도왜성은 김해평야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고, 성곽의 둘레는 약 1.2km에 이릅니다. 중심부는 산꼭대기를 3단으로 깎아 동서 460m, 남북 100m의 성벽을 이중으로 쌓았습니다.

 

- 죽도왜성

 

구릉 정상에 있는 왜성 중심부입니다.

 

- 죽도왜성

 

성벽 일부가 무너져 있습니다.

 

- 죽도왜성

 

구릉 가장 높은 곳에 천수각(天守閣) 건물지로 추정되는 곳이 있습니다. 지금 이곳은 천수각 건물 대신 무덤이 들어서 있습니다.

 

- 왜성에서 바라본 서낙동강

 

왜성이 있는 곳은 김해읍성의 남동쪽 안산(安山)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이곳 구릉에 연접해서 동쪽으로 서낙동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곳이 지리적으로 수로 교통이 용이한 곳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이곳은 주변이 육로교통망이 형성되어 고속도로와 국도가 인접해 있습니다. 이제 서낙동강은 수로로서의 옛 명성이 퇴색되었고, 김해평야의 농업용수 제공 역할만을 하고 있습니다.

 

- 죽도왜성

 

천수각 추정지 동쪽 모습입니다. 승형 호구(枡形虎口: 사각형의 내옹성(內甕城)과 유사한 출입구)가 있습니다.

 

- 죽도왜성

 

성벽 모습입니다.

 

- 죽도왜성

 

성벽은 대체로 화강암과 잡석으로 5~8m의 높이로 쌓았고, 성벽 상부의 너비는 2.8m 정도입니다. 그리고 성벽에 굴곡을 주어 전투에 유리하도록 하였습니다.

 

- 죽도왜성

 

천수각 추정지를 내려와 서쪽으로 향합니다. 이곳에도 무덤이 들어서 있습니다.

 

- 왜성 본환 서쪽 지역

 

왜성의 본환(本丸, ほんまる) 서쪽 지역 모습입니다. 성벽의 흔적으로는 성벽을 쌓았던 것으로 보이는 커다란 돌들이 일부 남아 있습니다.

 

- 왜성 본환 서쪽 지역

 

유난히 이곳 왜성터에 무덤이 많습니다. 아마도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인가 봅니다. 그렇다고 치더라도 본환 서쪽 지역은 아예 공동묘지로 변했습니다.

 

한때 살아있는 사람이 머물렀던 곳이 이제 죽은 사람이 머무는 곳으로 변하였습니다. 이런 곳이 어디 이곳뿐이겠습니까? 어찌 보면 삶과 죽음이 동전의 앞면과 뒷면 같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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