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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내리 마을숲
경주 건천(乾川)은 이곳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이 배수가 잘되어 물이 고이지 아니하고 말라 있다고 하여 건천이라 한 것에서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건천읍 가운데 지역에 방내리(芳內里)가 있습니다.
방내리는 단석산(斷石山) 기슭에 마을이 있습니다. 산에 둘러싸인 품이 마치 방 안에 있는 것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방내'(房內)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리고 단석산 속에서 꽃다운 화랑들이 수련하였다고 하여 '방내'(芳內)가 되었다고도 합니다.
방내리에서 가장 큰 마을은 큰마을입니다. 큰마을은 '중리'(中里) 또는 '중마을'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마을 길을 중심으로 위쪽(서쪽) 큰마을은 '중부', 그 아래쪽(동쪽) 큰마을은 '하부'라고 합니다.
- 방내리 마을숲
하부 마을 동쪽 들판에 숲이 있습니다. 이 숲은 마을숲입니다. 이 마을숲에 대해서 <경주풍물지리지(慶州風物地理誌)>에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습니다.
방내 하부 마을 어귀 들판 앞에 수백 년 된 소나무가 일렬로 숲을 이루고 있는데, 이 숲속에 당집이 있다. 옛날 방내는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아야 천기(天氣)가 지켜진다고 하여 명당(明堂)을 수호하기 위해 소나무를 심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마을에서는 매년 이 당집에서 동제(洞祭)를 올리고 있다.
이 기술대로라면 숲은 비보풍수(裨補風水)로 조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비보풍수란 흉(凶)한 것을 길(吉)하게 고쳐서 복을 주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 방내리 마을숲
숲은 길이가 약 360m 폭은 약 10m이며,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습니다.
숲은 주변 경작지보다 약간 높아 둑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북쪽에서 약 100m 지점과 남쪽에서 약 60m 지점에 마을과 경작지로 통하는 농로가 있습니다.
<경주풍물지리지>의 기술처럼 마을 바깥에서 보았을 때 전체적으로 마을이 이 숲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형태입니다.
- 방내리 마을숲
숲에는 소나무인 적송(赤松)이 110여 그루, 참나무 종류가 10여 그루, 느티나무가 10여 그루, 회화나무 2그루가 있다고 합니다. 나무의 키는 대부분 10m를 훨씬 넘습니다.
- 아랫솔밭
숲의 남쪽은 소나무가 길게 늘어선 아랫솔밭입니다.
- 소나무
아랫솔밭에 있는 소나무입니다.
- 방내리 마을숲
숲 주변은 경작지와 가축 축사가 있어 어수선합니다.
- 방내리 마을숲
숲의 북쪽에 제단(祭壇) 시설로 보이는 건물이 있습니다.
이 건물은 <경주풍물지리지>에 기술된 당집으로 추정됩니다. 1층 시멘트 블록의 슬래브 지붕 형태로 근래에 다시 지은 것으로 보입니다.
- 회화나무
당집으로 추정되는 건물 옆에 회화나무가 있습니다. 회화나무 나이는 140년, 높이는 15m, 가슴높이 직경은 0.6m이라고 합니다.
이곳 동제(洞祭)는 최근에는 지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동제는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지내지만, 마을 사람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주는 구심점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동제가 사라지면 마을 사람들 간의 연대감이 약해져 결국은 마을 공동체 약화를 불러올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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