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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흥사 대광전
이른 봄이 되면 사방이 매화꽃으로 단장되는 양산 영포마을 동쪽 산골짜기에 신흥사(新興寺)가 있습니다. 절은 신라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구전되고 있을 정도로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나 한동안 방치되어 거의 폐사되다시피 하다가 1983년부터 중창되어 여느 절집처럼 번듯한 모양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절의 중심 건물은 대광전입니다.
1987년 대광전 해체 보수 때 발견된 암막새 기와의 명문으로 조선 효종 4년(1653년)에 대광전에 사용된 기와가 만들어졌으며, 종도리 뱃바닥에서 발견된 묵서로 쓰인 상량기(上樑記)로 조선 효종 8년(1657년)에 지금의 대광전이 세워졌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흥사’라는 절 이름도 이 무렵 새롭게 절을 중창하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 같습니다.
- 현판
대광전 현판입니다.
'대광전'(大光殿)이란 세 글자만 새겨져 있습니다. 단청이 모두 달아난 그 모습에서 고색창연함이 느껴집니다.
- 외벽 벽화
대광전에는 외벽과 내벽에 다양한 벽화가 있습니다. 외벽의 벽화는 세월과 비바람으로 대부분 알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 서쪽 내벽 벽화(2015.3.1.)
대광전 내벽의 벽화는 비교적 잘 남아 있습니다. 서쪽 내벽은 상단, 중단, 하단, 세 칸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곳에 벽화가 있습니다.
- 사천왕도
하단에 사천왕도(四天王圖)가 있습니다.
사천왕은 모두 갑옷을 입은 모습입니다. 향좌측으로부터 비파를 든 동방 지국천왕(持國天王), 활과 화살을 든 북방 다문천(多聞天王), 용과 보주를 든 서방 광목천왕(廣目天王), 칼을 들고 있는 남방 증장천왕(增長天王)이 있습니다.
- 보살도
중단에 보살도(菩薩圖)가 있습니다.
향좌측으로부터 제장애보살(除障碍菩薩), 미륵보살(彌勒菩薩), 보현보살(普賢菩薩), 문수보살(文殊菩薩), 지장보살(地藏菩薩), 금강장보살(金剛藏菩薩)이 있습니다.
- 아미타삼존도
상단에 아미타삼존도(阿彌陀三尊圖)가 있습니다.
가운데 아미타여래(阿彌陀如來)가 있고, 그 양옆에 협시보살이 있습니다. 협시보살은 향좌측에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 향우측에 관음보살(觀音菩薩)이 있습니다.
- 신중도
사천왕도 안쪽에 벽화가 있습니다. 다소 기괴한 모습의 신중도(神衆圖)입니다.
커다란 날개가 달린 구반다왕(鳩槃茶王), 그 아래 송곳니가 뾰족하게 난 얼굴을 한 신중, 통천관을 쓰고 규(圭)를 든 인물, 코끼리 얼굴을 한 상왕(象王)이 있습니다.
- 약사삼존도
동쪽 내벽도 세 칸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상단에 약사삼존도(藥師三尊圖)가 있으며, 그 아랫단의 벽화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약사삼존도는 가운데에 약사여래(藥師如來)가 있고, 그 양옆에 협시보살이 있습니다. 약사여래는 둥근 연화대좌 위에 앉아 있습니다. 협시보살은 향좌측에 월광보살(月光菩薩), 향우측에 일광보살(日光菩薩)이 있습니다.
- 삼존불과 영산회상도(1929년, 면, 425×446cm)
삼존불 뒤쪽의 후불탱으로 1929년에 제작된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가 있습니다.
'대광전'이란 불전의 이름으로 보아선 삼존불 가운데 주불은 비로자나불이어야 맞습니다. 하지만 지금 모셔진 주불은 지권인(智拳印)을 한 비로자나불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불전 이름과 모셔진 주불이 서로 맞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석조여래좌상, 조선 후기, 돌, 높이 139cm 무릎 폭 102cm
주불인 석조여래좌상입니다.
삼존불은 숙종 8년(1682년)에 조선 후기 대표적 불상 조각가 승호(勝浩)스님에 의해 제작되었습니다.
- 대세지보살좌상, 조선 후기, 돌, 높이 104cm 무릎 폭 70.5cm
향좌측 협시불인 대세지보살좌상입니다.
- 관음보살좌상, 조선 후기, 돌, 높이 105cm 무릎 폭 70.5cm
향우측 협시불인 관음보살좌상입니다.
- 관음삼존도 도면
대웅전 후불벽 뒷면에 놀라운 벽화가 있습니다. 흑색 바탕에 백선묘(白線描)로 그린 관음삼존도(觀音三尊圖)입니다.
수월관음(水月觀音)을 중심으로 향좌측에 백의관음(白衣觀音)과 향우측에 어람관음(魚籃觀音)이 있습니다. 이처럼 관음 삼존을 한 화면에 그린 예는 흔하지 않습니다.
- 수월관음도
수월관음은 오른발을 내린 유희좌(遊戱坐)로, 정면을 향해 앉은 모습입니다.
머리에는 화불이 있는 보관을 썼고, 법의는 매우 화려합니다. 법의는 세밀하게 그려진 다양한 문양들로 가득해 그 화려함에 눈이 부십니다.
- 어람관음도
관음삼존도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어람관음(魚籃觀音)입니다.
어람관음은 왼손에 커다란 물고기가 든 바구니를 들고 있습니다. '어람'(魚籃)이란 말 자체가 '물고기 바구니'라는 뜻입니다. 어람관음은 중생들이 관음경, 금강경, 법화경을 스스로 읽게 해서 심신의 병을 고치도록 세간의 저잣거리에 오신 분입니다. 다른 두 관음은 연꽃 위에 있는데, 어람관음은 맨땅에 맨발로 있습니다. 이런 누추한 외면은 어람관음설화에서 생선 파는 여인이 화신(化身)임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람관음 벽화는 불국사 대웅전 후불벽에서도 적외선 촬영으로 발견되기는 했으나, 흔적만 겨우 남아 있습니다. 양산 신흥사의 어람관음 벽화가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어람관음 벽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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