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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덕도 동선 바닷가에서 바라본 외눌 마을
가덕도는 예로부터 부산~남해안을 잇는 바닷길의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가덕도 북동쪽에 가덕도에 딸린 작은 섬이 있습니다. 눌차도입니다. 눌차의 '눌(訥)'은 '눌어붙다'라는 뜻으로, '차(次)'는 누우려는 모습으로 풀이하기도 합니다. 이곳 눌차도 입구에 외눌(外訥) 마을이 있습니다. 마을이 눌차도의 잘록한 부분 바깥쪽에 있다고 해서 '밖목'이라고도 하는데, 소리 나는 대로 '반모'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곳 마을 주민들은 주로 굴 종패를 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마을에는 군데군데 굴 껍데기가 수북이 쌓여 있고, 앞바다에는 종패 밭이 촘촘하게 있습니다.
- 눌차왜성으로 올라가는 산길
외눌 마을 뒷산 꼭대기에 왜성이 있습니다. 눌차왜성입니다.
- 눌차왜성에서 바라본 눌차만
눌차왜성이 있는 곳은 천혜의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이곳은 북쪽으로는 가덕도 북쪽 바닷길인 가덕수로를 감시할 수 있고, 남쪽으로는 눌차만을 감시할 수 있습니다. 눌차만은 눌차도 남쪽과 가덕도 북쪽이 맞닿아 형성된 얕은 수심의 만입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은 소형 군선을 주력으로 사용했는데, 눌차만에 배를 정박했습니다. 학계에서는 왜군이 조선 수군에 쫓길 때 긴급피난처로 이곳을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조선 수군의 주력인 판옥선이 대형 군선이라 수심이 얕은 이곳에 들어올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 눌차왜성
눌차왜성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늘어선 형태입니다. 주곽을 중심으로 남북 쪽으로 여러 개의 성곽을 배치하고 겹겹이 성벽으로 에워 쌓습니다. 주곽은 해발 70m 높이의 구릉 꼭대기에 있습니다.
- 눌차왜성
눌차왜성은 왜군 제6군 사령관 고바야카와 다카카게(小早川隆景) 등이 가덕도 북쪽 바닷길을 확보해 보급로를 구축하면서 조선 수군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1593년 9월 쌓았습니다.
고바야카와 다카카게는 부산 증산왜성을 쌓은 모리 테루모토(毛利輝元) 가문 소속이며, 용장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그는 임진왜란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로부터 전라도 지역을 확보하라는 명령을 받았는데, 1592년 7월 8일 충남 금산의 이치(배재)에서 1만여 명의 병력을 가지고도 권율 장군이 지휘하는 1천여 명의 조선군에 패퇴했습니다. 그러나 1593년 경기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에 있었던 역관인 벽제관에서 벌어진 전투에서는 명나라군을 격파했습니다.
- 눌차왜성의 주곽
지금 눌차왜성은 성곽 대부분이 경작 등으로 상실되고 주곽 일부만 남았습니다. 성벽은 높이 1~3m에 60~70도로 비스듬하게 축조되었습니다.
- 눌차왜성 주곽터
주곽터에는 분재용 소나무들이 심겨 있습니다.
- 눌차왜성에서 바라본 부산신항
눌차왜성 북쪽에는 예전에 부산~남해안의 바닷길인 가덕수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안이 매립되면서 부산신항만이 들어섰고, 함께 바닷길도 막혀버렸습니다. 이처럼 바닷길만 변한 게 아니라 왜성터도 밭으로 변해버렸습니다.
- 당집
눌차왜성 주곽터에 당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할배 제당이라고 하는 당집입니다.
- 당목
당집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 아름드리 팽나무가 지키고 섰습니다. 이 당목 하나만으로도 이곳의 만만찮은 역사를 느낄 수 있습니다.
- 당집
당집은 시멘트벽에 슬래브 지붕은 얹은 허름한 모습입니다. 입구 샤시 문은 굳게 잠겨 있고, 왼 새끼로 꼰 금줄이 걸려 있습니다.
당집 안에는 당산 할배도와 촛대 2개, 향로 1개, 메 그릇 2개, 탕 그릇 2개, 술잔 2개, 수저 2벌과 긴 담뱃대 1개가 놓여 있고, 그리고 제단의 왼쪽에는 한복 한 벌이 놓여 있는데 할배의 옷이라고 하며, 제단의 오른편 아래에는 징과 북이 있다고 합니다.
- 당집과 당목
주곽터에서 바라본 당집과 당목입니다. 허름한 당집과 아름드리 당목이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 당집과 당목
한때 수많은 병사의 고함으로 소란스러웠던 곳이 지금은 찾는 사람마저 드문 적막한 곳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때 곳곳에 창칼이 번득였던 곳이 지금은 마을의 평안을 비는 곳이 되었습니다. 시간은 이렇게 모든 걸 바꿔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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