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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 운암리 소나무
나이가 많이 들었어도 여전히 푸른 아름드리 소나무를 만나는 것은 반갑고 즐거운 일입니다. 그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런 소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의령 가례면 운암리 상촌마을 입구에 있는 운암리 소나무가 그것입니다.
- 상촌마을
운암리는 자굴산 큰 줄기가 바로 머리맡에서 두 갈래로 갈라져서 동남쪽으로 열리는, 산으로 에워싸인 곳에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곳을 깊숙한 바위굴이란 뜻으로 '굴바구'라 했습니다. 마을 한참 위에 있는 강선암(또는 신선덤)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한자로는 '굴암(窟巖)'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에 '굴'을 '구름'으로 바꾸어 쓰면서 운암(雲岩)이라 하게 되었습니다. 운암리 맨 위쪽 마을이 '웃마실', 즉 '상촌(上村)'입니다.
- 운암리 소나무
자굴산 가랑이 사이로 나 있는 제법 깊은 골짜기로 들어서면 평촌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좀 더 골짜기 안으로 들어가면 상촌마을이 있고, 마을 조금 못 미쳐 상촌교가 있습니다. 이 다리를 건너기 직전 오른쪽 산 쪽에 운암리 소나무가 있습니다.
- 표석
나무 앞에는 수령 470년이란 글귀와 함께 '자송령(嵫松靈)'라 새긴 표석이 있습니다.
- 운암리 소나무
나뭇가지는 팔짝 펼친 우산처럼 사방으로 보기 좋게 뻗었습니다.
- 소나무 밑동
어디 그뿐인가요? 세월을 묵은 소나무들만이 드러내는 용비늘 같은 두꺼운 껍질에서는 노거수의 의연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소나무 가지
나뭇가지들은 꿈틀거리며 하늘로 뻗었습니다. 용이 하늘로 날아 올라가는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 운암리 소나무
솔바람 태교 - 송수권
산벚꽃잎 죄다 져내려 골짝 물 따라가고
돌배나무 흰 꽃잎이 산을 휘덮은 마을
이때쯤은 아무도 모르는 그 마을에
은은한 솔바람이 뜨기 시작한다
당찬 60령 고개를 휘어넘어
뱀사골, 우리는 늦깎이 아이 하나를 심어 놓고
솔바람 태교를 하러 가는 길이다
누가 심었는지 애솔 하나 자라
마을 지킴이로 천년송이 되고
서리서리 용비늘 뒤짚어쓴 채 꿈틀거리면
온 골짜기 청비늘 가르는 솔바람 소리
겹겹 에워싼 저 능선들의 이마가 서느랍다
초밤 별이 서느랍고
밤 중에 뜬 유정한 달이 서느랍다
소쩍새 울음이 한바탕 자지러지니
뱃속에 든 아이의 배냇짓 잠도 서느랍다
아내는 항만한 배를 내밀고
천년송 아래 섰다
화공이여, 눈물 나는 우리 화공이여
월하미인도를 그리려거든
이쯤은 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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