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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신방리 음나무군(2015.5.10)
지난해 봄이었습니다. 지천으로 꽃이 피고, 녹음도 무성해지는 때였습니다.
창원시 동읍 신방리의 신방초등학교 옆 길가 비탈진 곳에 있는 오래된 음나무를 찾았습니다. 음나무는 주위 나무들에 둘러싸여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매우 크고 오래되었습니다.
- 신방리 음나무군
음나무는 엄나무라고도 합니다.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자라지만, 중부지방에 많습니다. 하지만 신방리 음나무군처럼 큰 음나무들이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원래 일곱 그루의 음나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태풍으로 세 그루는 죽고, 네 그루만이 살아남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살아남은 나무에서 싹이 터 자란 어린 음나무가 주위에 십여 그루가 있습니다. 지금은 이들이 함께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 신방리 음나무
이곳 엄나무는 높이가 30m 정도 됩니다. 가장 큰 나무는 가슴높이의 둘레가 5.4m이고, 나머지 세 그루도 3.2m 정도 됩니다. 나이는 약 700년 되었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길가에서 자라며 늙었기 때문에 나무에서 썩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1981년과 1997년에 외과수술을 실시하여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소독한 다음 인공나무 껍질로 채웠고, 축대를 쌓아 그동안 노출된 뿌리를 흙으로 덮어 보호하였습니다.
- 신방리 음나무
음나무에는 가시가 있어 예로부터 악귀를 쫓아내는 힘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음'이라고 하는, 음나무로 만든 육각형의 노리개를 어린아이에게 채워주면 악귀가 들어오지 못한다고 믿었습니다.
- 신방리 음나무군
이곳 음나무은 어떻게 이렇게 잘 보존될 수 있었을까요?
먼저 나무가 언덕에 자리 잡은 점을 들 수 있겠지요.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마을 사람들이 이 나무를 악귀를 쫓아주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겨 정성껏 보호한 것이 가장 컸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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