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문화유산

'남궁지인' 명문 기와

sky_lover_ 2012. 2. 4. 10:08

- 경주박물관 내 부지에서 발견된 신라시대 우물의 상석

주박물관 측은 2002년 7월에 기존의 전시관이 비좁아 미술관을 새로 짓기 위하여 본관의 동남쪽 부지를 발굴 조사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메워진 신라시대의 우물 하나를 발견하였습니다. 이 우물 안에서 '남궁지인
(南宮之印)'이라는 도장이 찍힌, 높이 16cm의 암키와 한 점이 나왔습니다.

 

- 경주박물관 출토 '남궁지인' 명문 기와

이 한 점의 암키와는 국내 역사학자와 고고학자들에게 반가움과 놀라움, 그리고 또 하나의 큰 과제를 남겨주었습니다. 왜냐하면,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뿐만 아니라 그 어떤 문헌기록에도 언급된 적이 없는 '남궁(南宮)'이라는 명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같은 문헌기록을 보면, 신라시대 왕경 구조와 관련하여 왕이 상주하는 왕궁인 월성(月城)과 태자가 거주하는 동궁(東宮, 지금의 월지 즉 안압지 일대), 그리고 퇴임한 여왕이나 왕의 어머니 등을 위한 북궁(北宮, 정확한 위치는 불명)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남궁(南宮)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습니다.

 

- 동천동 출토 '남궁지인' 명문 기와. 사진 출처: 블로그 <토함산 솔이파리>

경주박물관 미술관 신축부지에서 '남궁지인' 명문 기와가 처음으로 발견되고 나서 약 4년이 지난 2006년 12월 13일에 경주 동천동에서도 같은 글자가 찍혀 있는 기와가 출토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두 기와에 찍힌
글자의 서체가 조금 다르고, 기와에 사용된 흙의 재료와 만들어진 시기도 다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사단은 경주박물관 출토 명문 기와는 8세기 무렵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였고, 동촌동 출토 명문 기와는 9세기 초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경주박물관 미술관 신축부지에서 명문 기와가 출토되었을 때만 해도, 월성 남쪽에 남궁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하지만 월성과는 북쪽으로 꽤 멀리 떨어져 있는 동촌동에서도 같은 명문 기와가 발견됨으로써 남궁의 정확한 위치는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되어 좀 더 많은 고고학적 출토 유물을 기다려야 할 형편이 됐습니다.

최근 남궁에 대한 논의를 살펴보면, 월성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기도 하고, 그 남쪽 어딘가에 조성된 별궁(別宮)이거나 신라 전성기에 있었던 금입택(金入宅: 부유하고 윤택한 큰집) 가운데 하나인 남택(南宅)으로 보기도 합니다. 또는, 궁성 내 수공업 관부의 가능성이나 신라 왕실의 의례와 교육을 담당했던 곳이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참고 사진> 경주박물관 내 부지에서 발견된 신라시대 우물의 단면도와 출토 유물 위치도

 

 

'문화유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둔사 삼층석탑  (0) 2012.02.07
운흥사 돌장승  (0) 2012.02.06
경주 계림로 보검  (0) 2012.02.01
청도 대비사 대웅전  (0) 2012.01.27
신라시대 금관이 출토된 노서동∙노동동 고분들  (0) 2012.01.26
«   2025/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