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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계림로 보검
경주 박물관에 전시된 '경주 계림로 보검'은 황남동 미추왕릉 지구에 있는 한 고분에서 출토되었습니다.
1973년 6월 경주 대릉원 옆으로 계림로를 개설하는 공사를 하다가 6세기 신라 고분 하나가 발견되었습니다. '계림로 14호 고분'으로 이름 붙여진 무덤입니다. 배수로를 파면서 우연히 무덤으로 보이는 돌무지가 삽에 걸리는 바람에 발견되었습니다.
이 고분에는 남자 두 사람이 함께 묻혔습니다. 그 크기는 길이 3.5m 너비 1.2m로, 대릉원 일대에 있는 고분으로는 작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왕릉에 버금갈 만큼 화려한 유물들이 출토되었습니다. 이것은 봉분이 흔적도 없이 깎여나간 위에 민가가 지어져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 출토 당시의 모습
이 고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출토품은 피장자의 허리춤에서 나온 황금 장식 보검이었습니다. 출토 당시 철제 검신(檢身)은 삭아서 없어지고, 검집과 손잡이의 금판(金版)과 금판에 박았던 석류석만 남아 있었습니다.

- 시신 매장 추정도
이 고분에서는 보검 외에도 두 쌍의 금귀걸이와 비취 곡옥 2점, 눈에 녹색 유리구슬을 상감한 금제 사자 머리 형상의 띠 고리 2점, 마구와 철제 대검 등이 출토되었습니다.

- 세부
경주 계림로 보검은 길이 36㎝의 칼입니다.
반타원형의 손잡이 끝과 D자형의 중간 마디, 그리고 P자형의 끝 부분으로 되어 있으며, 표면에 석류석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보검을 자세히 보면, 테두리와 내부에 수많은 금 알갱이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누금세공은 전형적인 그리스-로마 양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보검은 아주 희귀한 보검입니다. 삼국시대의 무덤에서 출토된 고리자루칼(환두대도)과는 그 형태와 문양에서 확연히 다릅니다. 이 보검과 유사한 유물로는 카자흐스탄 보로보에 단검, 이탈리아의 랑고바르드족 묘에서 출토된 단검, 일본 텐리대학박물관에 소장된 이란계 단검 말고는 별로 발견된 예가 없다고 합니다.

- 키질 석굴의 69호굴 벽화. 사진 출처: KBS
그러면 경주 계림로 보검의 완전한 모습은 어땠을까요? 그것은 키질 석굴의 69호굴 벽화를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이 보검이 외래 문물의 영향을 받아 신라에서 제작된 것인지, 외국에서 들어온 것인지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대체로 로마나 그 문화의 영향을 받은 곳으로부터 선물이나 교역품으로 전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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