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 멀리서 바라본 가산리 마애불
양산
가산리 마애불은 가깝다면 가깝고, 멀다면 먼 곳에 있습니다.
그곳까지 가는 데만 해도 집에서 적어도 2시간 30분~3시간 남짓
걸립니다. 그것도 한참 동안 산에 올라가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습니다. 그 무엇보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찾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더 그랬던 같습니다. 그래요. 가까이 있을수록 더 찾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가산리 마애불을 찾아 나선 날은 그동안
추웠던 날씨가 조금 풀렸습니다. 산행에 나서기에 좋은 날씨입니다.
- 능선에서 마애불로 내려가는 갈림길의 표지판
가산리 마애불이 있는 곳에 가려면, 먼저 부산 남쪽 끝에 있는
집에서 북쪽
끝에 있는 범어사까지 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금정산 북문으로 올라가 고당봉까지 가야 합니다. 그곳에서 다시 장군봉 쪽으로 가는 산길을
가다가 호포 쪽으로 조금 내려가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마애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고당봉을 지나 장군봉 쪽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표지판 부근의 모습입니다. 이곳에서 가산리 쪽으로 내려가면 마애불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가산리 마애불
가산리
마애불은 범어사 서쪽 금정산 727m에 있는, 남쪽으로 향한 암벽에 있습니다. 이곳은 낙동강이 내려다보일 만큼 높은 곳입니다.
마애불은 음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높이가
12m, 폭이 2.5m나 되는 거대한 마애불입니다. 크기가 7.5m인 합천 해인사 마애여래입상보다는 훨씬 크고,
13m인 제천 덕주사
마애여래입상보다는 조금 작습니다.
마애불은 오랜 세월 동안 비바람으로 심하게 마멸되었습니다. 마애불이 새겨진 바위
또한 균열이 많아 마애불 원래 모습을 알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 얼굴 모습
마애불 머리에는 육계가 있고, 얼굴은 둥그스름합니다. 눈썹은 반달 눈썹이나, 눈은 뚜렷하지
않습니다. 코는 뭉텅하게 크고, 입은 작고 꼭 다물었습니다. 귀는 어깨까지 처졌습니다.
얼핏 보면 마애불의 표정은
무뚝뚝해 보입니다.
다정하고 자비로운 부처님의 모습과는 조금 동떨어져 보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한 번 더 쳐다보세요. 오후 햇살을 받은 마애불의 얼굴에 옅은 웃음이 가늘게 번져 있는 것 같지
않나요?
- 가산리 마애불
마애불은 얼굴은 비교적 뚜렷하지만, 몸체는 희미합니다. 여기에는 음각으로 얕게 새겨진 탓도 있지만,
오랜 세월로 닳고 닳아서 그런 것이겠지요. 그런 까닭에 오후 햇빛이 비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마애불은 제 모습을 완전히
드러냅니다.
- 가산리 마애불
마애불의 오른손은 가슴 높이로 들었고, 왼손은 허리 아래로 내렸습니다. 그런데 왼팔 부분이 신체 비례에
맞지 않게 새겨져 있습니다. 이 마애불을 새긴 장인의 솜씨가 그다지 뛰어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법의는 우견편단 같기는 한데 확실치
않습니다. 옷 주름은 거칠고 조악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자세는 서 있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더러 의자에 앉은 모습으로 보는 사람도 있는데, 신체
비례에 맞지 않는 왼팔과 거칠고 조악하게 새겨진 옷 주름 때문에 그렇게 보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가산리 마애불
마애불 바로 밑에 서서 위로 올려다봅니다.
크기로 치면
엄청나게 큰 마애불이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위압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다정해 보입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빙긋이 웃는 그 표정
때문인가요?
'문화유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잘 알려지지 않은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문화재 (0) | 2013.12.10 |
---|---|
법흥왕릉에서... (0) | 2013.12.09 |
신장상 문비석 (0) | 2013.12.02 |
경주박물관의 석조약사불좌상 (0) | 2013.11.30 |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석탑들 (0) | 2013.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