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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고적도보 권14를 보다가...

sky_lover_ 2013. 10. 31. 08:00

- 조선고적도보 14, 1934년 발행.

<조선고적도보>는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가 우리나라의 고적조사사업을 진행하여, 그 성과를 사진으로 모아 도쿄(東京)에서 펴낸 책입니다. 전 15권으로 이루어졌고, 1915~35년 사이에 발행되었습니다.

최근 이 책 한 권을
큰 맘 먹고 경매를 통해 샀습니다. 권14로, 조선시대 회화를 수록하였습니다. 1934년에 발행되었습니다. 그러니 책의 나이가 대략 80년이 되었습니다.

화가 미상, 긁는 개, 종이에 수묵담채. (디카로 찍은 것)

이 책을 보다가 그림 하나에 눈길이 멎었습니다. 화가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그림인데, 꽤 눈에 익은 그림입니다.

그림은 개 한 마리가 땅바닥에 드러누워 뒷발로 몸을 긁고 있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개의 모습을 그린 필선이 여간 세밀한 것이 아닙니다. 털 오라기 하나도 놓치지 않고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배경으로 그려진 나무는 거칠게 그려 서로 좋은 대비를 이룹니다.

화가 미상, 긁는 개, 종이에 수묵담채. (PDF판 캡처한 것)

위의 사진은 <조선고적도보> PDF판에서 캡처한 것입니다. 디카로 찍은 것과 한 번 비교해 보세요. 디카로 찍은 것이 PDF판의 것보다는 조금 더 선명합니다. 실제로
책을 보면 1934년에 인쇄된 것치고는 사진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당시 일본의 출판 수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그림은 또 다른 그림 하나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것은 김두량이 그린 그림입니다. 서로 너무 많이 닮은 그림입니다. 필시 둘 가운데 하나는 다른 하나를 보고 그렸음이 틀림없습니다.

김두량(1696~1763), 긁는 개, 종이에 수묵담채, 23.0 x 26.3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김두량이 그린 이 그림은 너무나 유명해서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모르는 사람이 드물 정도입니다.

개 한 마리가 뒷다리를 들어 가려운 곳을 긁는 모습을 순간적으로 포착하여 그렸는데, 그 화흥(畵興)이나 묘사의 기교 등에 있어 뛰어난 면모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개의 묘사에서는 화가 미상의 그림이 김두량의 그림보다 좀 더 자연스럽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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