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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감산사 석조미륵보살입상

sky_lover_ 2013. 9. 27. 12:56

- 감산사 석조미륵보살입상(왼쪽)과 석조아미타여래입상(오른쪽)

립중앙박물관에 가면 넋을 놓을 만큼 발길을 붙드는 불상이 있습니다. 감산사 석조미륵보살입상과 석조아미타여래입상이 그것입니다.

이 불상은 원래 경주
감산사(甘山寺)에 있던 것입니다.
감산사는 신라 성덕왕 18년(719년)에 김지성(金志誠)이 부모의 명복을 빌고, 국왕과 왕족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자기의 땅 감산장전(甘山莊田)을 바쳐 창건했습니다. 그는 그곳에 어머니를 위해 미륵보살상과 아버지를 위해 아미타여래상을 조성하여 모셨습니다.

- 감산사 석조미륵보살입상

보살상은 커다란 주형
(舟形) 광배와 고부조의 불신이 하나의 돌에 새겨져 연꽃 대좌 위에 얹혀 있습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이 보살상은 금당에 안치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감산사의 주존불이 미륵보살상이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자세는 몸을 약간 오른쪽으로 비튼 삼굴자세
(三屈姿勢)입니다. 어깨는 넓고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면서 둥글고 통통한 팔뚝으로 이어지고, 허리와 두 다리의 신체적 굴곡을 강조하듯 표현된 옷 주름이 육감적인 느낌을 줍니다. 또한, 천의를 걸친 형식이나, 목걸이, 허리띠와 치마를 입은 모습에서 삼국시대 보살상의 양식과는 다른 면을 보여 줍니다.

- 굴불사터 사면석불의 보살상(왼쪽)과 칠불암 삼존불의 보살상(오른쪽)

감산사 석조미륵보살입상과 같은 양식은 통일신라시대에 새로 도입되어 유행했던 보살상 양식입니다. 조성시기는 서로 조금씩 다르지만, 경주 굴불사터 사면석불의 보살상이나 경주 남산 칠불암 삼존불의 보살상 등에서도 비슷한 양식을 볼 수 있습니다.

- 세부

보살상의 머리에 복잡한 장식이 있는 보관을 썼습니다. 이 보관의 맨 윗부분에 작은 부처님이 앉아 있습니다. 화불입니다. 보관에 화불이 있는 경우는 대부분 관음보살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 보살상은 광배 뒷면의 명문에 미륵보살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특이한 미륵보살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얼굴은 살이 찐 편으로 두 턱이 졌고, 눈은 부은 듯하며, 코와 꽉 다문 두꺼운 입에서 약간 이국적인 느낌이 듭니다. 가슴에는 두 줄의 매우 화려한 목걸이가 있고, 팔뚝과 손목에는 팔찌가 있습니다. 천의(天衣)는 왼쪽 어깨에서 대각선으로 가슴을 가로질러 오른쪽 겨드랑이 뒤로 돌려져서 오른쪽 팔뚝을 감고 아래로 늘어졌습니다.

- 세부

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인 영락(瓔珞)이 왼쪽 허리에서 늘어져 오른쪽 무릎 뒤로 돌려져 있습니다.

치마는 허리 부분에서 겹쳐져서 굵은 띠 장식으로 매어졌고, 접힌 자락은 겹으로 짧은 주름을 이루었습니다. 치마의 주름은 두 다리 사이로 모여서 허리 쪽으로 끌어 올려졌으며, 그 늘어진 주름의 형태가 약간 도식적인 굴곡선으로 표현되었습니다.

- 세부

대좌는 한 개의 돌로 되어 있습니다. 맨 위에는 앙련(仰蓮)이, 그 아래에는 복련(覆蓮)이 화려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맨 아래쪽은 팔각대석(八角臺石)으로 되어 있으며, 면마다 안상(眼象)이 깔끔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 광배 뒷면에 새겨진 명문

광배 뒷면에 명문이 있습니다.

이 명문에 따르면,
개원(開元) 7년, 즉 신라 성덕왕 18년(719년)에 김지성이 조성했습니다. 김지성은 성골과 진골 다음으로 높은 계급인 6두품으로, 집사부시랑(執事部侍郎)을 지냈습니다. 글은 설총이 지은 것으로 보이고, 글자는 승려 석경융(釋京融)과 김취원(金驟源)이 새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래는 명문 앞부분의 일부입니다.

開元七年己未二月十五日重阿湌金志誠奉
爲亡考仁章一吉湌亡妣觀肖里敬造甘
山寺一所石阿彌陀像一軀石彌勒像一軀

개원 7년 기미년 2월 15일 중아찬 김지성(金志誠)이 돌아가신 아버지 인장(仁章) 일길찬과 돌아가신 어머니 관초리(觀肖里)를 위하여 감산사와 석조 아미타상 1구와 미륵상 1구를 삼가 조성하였다.


- 광배 옆면에 새겨진 꽃문양

광배 옆면에 소담스런 꽃문양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이곳에도 눈길을 줄 것을 알았을까요? 아니면 어느 곳 하나 소홀히 하지 않았음을 나타내려 함일까요? 앙증맞은 이 꽃잎을 지긋이 바라봅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에도 시들지 않은 그 향기를 느끼며
살며시 입가에 미소를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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